민주당은 `노무현 비극’에서 자유로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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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노무현 비극’에서 자유로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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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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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盧 부패는 열린당·민주당 공동책임
 
    (dailian)
 

 죽음은 사람과 권력에게 사색의 공간을 던진다. 공자 말씀에 따르면 이순(耳順)은 남의 이야기가 귀에 거슬리지 않는다고 했다. 또한 무슨 이야기를 들어도 흔들리지 않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남의 말을 들기만 해도 그 이치를 바로 깨닫게 되는 것이 이순의 경지다.
 상고를 졸업한 백수 가장 노무현은 마을 건너편 산기슭 과수원에 토담집 마옥당(磨玉堂)이란 움막을 짓고 사시공부를 시작했다. 마(磨)는 `고생’이라는 뜻이 있고 옥(玉)은 임금의 뜻이 있다. 거친돌을 갈아 옥으로 만든다는, 보배를 닦는다는 뜻이다. 고생하더라도 위대한 인물이 되겠다는 절차탁마(切磋琢磨)의 신념을 집약한 것이다.
 최근 김영삼 전 대통령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법적 사태와 관련, 안타깝고 세계에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그리고 머지않은 장래에 형무소에 가게 될 것이라고 착잡한 자신의 심정을 밝혔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까지 감옥 가는 역사를 이어간다면 대한민국 역사는 얼마나 불행한 것이냐고 미래와 외국의 시선을 걱정했다.
 역대 대통령들은 믿음을 잃게 만들었다. 자유민주주의 반쪽나라를 일으킨 건국 대통령은 부정부패와 권력남용으로 쫓겨나 타국의 망명지에서 쓸쓸히 죽었다. 조국을 가난으로부터 해방시킨 대통령은 부하의 총에 저격당하고, 군정 대통령 두 사람은 모두 부정부패로 영창에 들어갔다. 최초 문민대통령은 IMF로 국가를 도산시켰다. 좌파정부 10년은 국론분열과 김정일 독재의 배만 채워주다가 비웃음을 샀다. 직전의 노 전대통령은 부패 사슬에 걸려 검찰조사 중 스스로 몸을 세상 밖으로 던지고 말았다.
 외신들은 노 전 대통령 투신자살을 긴급 보도로 타전했다. 세계 각 국 주요 외신과 방송들은 동시에 한국의 낡은 정치현실과 국가이미지와 연계된 내용을 덧붙였다. 뇌물의혹과 검찰 조사, 부인과 아들·딸, 가까운 지인들까지 구속과 검찰 조사를 당하면서 심리적 고통이 적지 않았다는 내용을 의도적으로 빠뜨리지 않았다.
 참여정부 노 전 대통령도 처음에는 이렇지 않았다. 2003년 5월 31일 제3차 반부패세계포럼 전체 폐막식에서 “부정부패를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부패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천명했다. 2004년 6월 7일 제17대 국회 개원연설에서도 부패문제와 정부혁신만은 본인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밝혀 부패청산의 강한 메시지를 거듭 강조했다.
 현실은 노 전 대통령 뜻과는 반대로 가고 말았다. 정치적 안정, 정부 효율성, 법치주의와 부패 방지 수준은 계속 추락했다. 말과 현실이 다른 정책집행 무능력은 확산되었다. 원칙을 무시한 일방적 참여만 난무했다. 열린우리당의 무능과 아귀다툼, 그리고 스캔들과 내분으로 대통령 권징(勸懲)이 타격을 입으면서 5년 임기 내내 외풍에 시달렸다.
 2004년 국회탄핵은 대통령 직무 수행의 순탄치 않은 정치역정을 사전에 예고한 것이나 진배 없었다. 그래서 이번 서거(逝去)의 상당한 책임은 인권 변호사 출신의 대통령 부패척결 의지를 무산시킨 기득권들이 전부 져야 한다.
 민주당은 노 전 대통령 서거에 울분을 토로했다. “이제 죽음을 맞았으니 한나라당은 속이 시원한가?”라면서 `이명박 정부’는 치졸한 정부라고 독설을 쏟아냈다. 정권퇴진 운동 운운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최후에 누구의 책임이 가장 큰가? 단언하건대 민주당이다. 입으로만, 거리의 구호로만 국민들의 마음을 훔치려는 정치집단이 있다면, 그들이 바로 봉화마을 부엉이 바위에서 뛰어 내려야 한다.
 차라리 노 전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책임에 대하여 죄송스러움을 표명해야 한다. 검찰과 일부 언론에 분노를 표시하면 안 된다. 특히 `이명박 정부’에게 독설을 내뱉으면 스스로의 기만에 빠지고 만다.
 마지막 남은 양심이라도 고인의 영전에 진정으로 바쳐야 한다. 카메라만 꺼지면 멀쩡한 얼굴로 다니다가 카메라 앞에만 서면 눈물을 질질 짜는 모습에 국민들은 기만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기를 바란다. 이번 사태를 지난 10년 동안 온몸에 칠한 부패의 냄새를 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민주당은 정권을 같이 한 노 전 대통령을 욕하지 않았는가? 민주당 동지들이 먼저 사죄해야 한다. 그리고 엄숙한 자책을 감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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