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관 검찰총장 내정자가 국회 인사 청문회에서 만신창이가 됐다. 위장 전입에서부터, 개인재산, 기업인 유착의혹, 가족의 부적절한 처신에 이르기까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야당은 물론 한나라당에서까지 혀를 차는 소리가 들린다. 인사만 했다하면 왜 이리 시끄럽고 잡음이 많은지 정말 한심하고 또 한심하다.
천성관 총장 내정자가 안고 있는 문제를 일일이 열거할 필요조차 없다. 검찰 후배들은 사시 후배기수(22회)인 천성관 서울중앙지검장이 총장에 내정되자 `길을 비켜주기 위해’ 옷을 벗는 문성우 대검차장(사시 21회)과 천성관 내정자의 자격과 자질을 비교하며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문성우 차장은 서울 강남 대치동 31평 아파트에 산다. 그가 이 아파트를 구입한 것은 1989년. 20년 동안 한 집에 산 것이다. 43평짜리 아파트를 소유하고도 57평짜리 아파트에 전세 들어 살다가 한국에서 7번째로 비싼 65평짜리 고가 아파트를 산 천성관 내정자와 비교가 안된다. 더구나 천 내정자는 아파트 구입자금이 문제돼 `위기’에 몰려 있다.
천 내정자는 결혼한 아들·딸과 같이 살기 위해 큰 아파트로 옮겼다고 했다. 그러나 문 차장은 딸만 셋이지만 20년간 31평 아파트에서 버티고 있다. 그런데도 문 차장은 “오래된 것을 좋아한다”고 웃어 넘겼다. 승용차도 문제다. 문 차장은 소타나 승용차를 15년째 타고 있다. 그런데 천 내정자의 20대 초·중반 아들과 딸은 중형 승용차를 몰고 다닌다. 그것도 모자라 부인이 최고급 국산 승용차 제네시스를 리스했다. 한달 리스료만 170만원이다. `리스’했다지만 후원기업인에 의한 `무상 대여’라고 야당은 의심하고 있다. 천 내정자와 돈거래를 한 기업인은 국회 법사위가 동행명령장을 발부하기 직전 일본으로 출국해버렸다.
여기까지는 재테크 능력 차이로 넘기자. 그러나 문 차장은 적어도 `위장전입’은 하지 않았다. 천 내정자는 자녀 취학을 위해 서울 강남에서 여의도로 다시 강남으로 어지럽게 주소지를 옮겼다. 그런데 김대중 정부에서는 장상 총리 서리가 낙마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위장전입이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유럽을 순방하며 한-EU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위해 뛰고 있고, 그 열매가 맺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아무리 고군분투해도 인사 실패 한 방이면 백약이 무효다. 우리는 문성우 차장 같은 `진솔한 검사’가 검찰에 적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정권 출범 후 수없이 인사실패를 경험했건만 아직도 교훈을 얻지 못한 게 아닌가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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