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아전인수격 책임공방
전체의원 간담회서 일부의원간 고성·막말
경주시의회 전체 시의원 21명이 27일 방폐장(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공사중단 집회를 갖기로 했다가 전날 밤에 취소 결정을 한 것과 관련, 이날 전체의원 간담회를 갖고 향후 대응방안과 일정 등을 논의하기로 했으나 시의원들간 책임공방만 벌였다.
집회 취소와 관련, 시의회는 방폐장 주변지역인 동경주지역 일부 주민들이 시의회 집회에 맞춰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의 도심권 이전 논의 중단과 방폐장 특별지원금의 동경주 배려 등을 요구할 것으로 전해지자 불필요한 마찰과 갈등을 피하기 위해 집회를 일단 연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김성수 의원(현곡·중부·성건)은 “대정부 투쟁에 들어가야 하는데 집회가 돌연 연기된 것은 문제가 있다”며 “동경주지역의 시의원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해당 지역구 의원에게 책임을 돌렸다.
이에대해 김승환 의원(감포·양남·양북)은 “주민들이 지난 21일 방폐장 관련 집회신고를 해 둔 상태에서 시의회가 주민들과 사전 조율없이 집회를 하려한 것은 경솔했다”며 “의회가 동경주 지역민을 존중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상득 의원(비례대표)은 “이번 집회는 정부가 방폐장과 관련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아 이를 촉구하는 집회인데 동경주 주민들의 허가를 받아야 하나”라고 반문한 뒤 “동경주 쪽이 득이 더많은데 의회에서 나서겠다는데 왜 안다리를 거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일헌 의원(외동·불국·보덕)은 “시민들이 같이 정부를 상대해야 하는데 한쪽에서는 내보따리 내놔라 한다”며 “의회 위상을 세우기 위해 앞으로 강하게 투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논의가 격해지자 최병준 의장은 “지금와서 잘잘못을 따질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힘을 모아 대정부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결집을 강조했다.
권영길 의원(비례대표)은 “동경주 주민들이 요구하는 한수원 본사 위치와 방폐장 특별지원금 문제는 의회에서 답변해줄 수 없는 이야기로 동경주와 부딪혀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집회를 연기했다”고 집회 취소 사유를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는 책임 공방과 함께 일부 의원간 고성과 반말이 오가는 등 볼썽사납게 진행됐다.
시의회는 향후 대정부 투쟁 일정을 원전특별위원회에 일임하기로 했으며 원전특위는 오는 30일 지식경제부의 방폐장 준공지연에 대한 진상조사결과를 들은 뒤 앞으로 방향을 정하기로 했다. 경주/황성호기자 hsh@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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