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공천헌금’ 의혹은 새누리당 최대의 적은 내부의 부정, 비리, 의혹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공천헌금 파문이 아직 `의혹’ 수준인데도 새누리당과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곤욕을 치르고, 급기야 박 전 위원장이 “송구스럽다”고 사과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이를 말한다. 12월 대선을 앞둔 새누리당과 박 전 위원장이 깊이 새겨야 할 교훈이다.
공천헌금 의혹이 터지면서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저축은행 비리 의혹, `박지원 방탄국회’ 소집에 대한 비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재벌 밀착 등에 대한 검증이 그늘에 가리고 말았다. 새누리당이 제공한 공천헌금이라는 스캔들 뒤에서 짓는 그들의 미소는 전적으로 새누리당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공천헌금 의혹은 `친박’이 주연이고 `친박’이 조연이다. 부산의 대표적 친박인 현영희씨가 지역구에서 탈락한 뒤 비례대표에 공천된 것도 자연스럽지 않은 데, 그 대가로 마련했다는 `3억원’의 최종 종착지가 같은 `친박’인 현기환 전 의원이라는 사실에서 `친박’의 `멘붕’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박근혜 전 위원장의 사과는 전적으로 `친박’ 책임이다.
특히 새누리당내 `친박’의 엄중한 자기관리는 필수다. 새누리당이 “박근혜 사당(私黨)”이라고 비난해온 야당으로서는 어떻게든 트집을 잡아 새누리당과 박 전 위원장을 공격하지 못해 안달이다. 야당과 손잡은 좌파 언론들까지 5년 전 제기됐던 `의혹’들을 다시 나열하기 시작했다. `검증’이 아니라 `흠집내기’다. 이런 상황에서 터진 공천헌금 의혹은 하이에나들에게 먹이를 던져준 것이나 다름없다.
현재 박근혜 전 위원장은 의심할 수 없는 선두주자다. 당선 가능성도 가장 높다. 박 전 위원장은 물론 친박 주변에 사람이 모이게 마련이다. 정치권을 기웃거리는 사람치고 사려깊은 인물을 찾기란 쉽지 않다. 또 사람들이 들끓으면 `잡음’이 나오게 마련이다. 친박은 이제부터 대선까지 4개월여를 `친박과의 싸움’이라는 심정으로 주변을 살펴야 한다. 행여 호가호위하는 측근이 있다면 지금 당장 집으로 돌려 보내야 한다.
박 전 위원장의 동생인 지만씨 부인 서향희 변호사가 얼마전 홍콩으로 떠났다. `아들 외국어 교육’이라는 표면적 이유와 달리 사회활동에 적극적인 서 변호사를 대선과 분리시키기 위한 박 전 위원장의 조치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서 변호사가 보해저축은행 고문변호사를 맡는 등 지나친 사회참여가 혹시 몰고 올 부작용을 감안했다는 것이다. 그렇다. `친박’들은 박 전 위원장이 올케를 외국에 보내는 결단을 배워야 한다. `친박’에게는 `의무’만 있을 뿐 권리나 권한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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