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산촌뿐 아니라 산을 끼고 있는 도심지에도 이처럼 멧돼지가 불쑥불쑥 나타나 사람들을 괴롭힌다. 산기슭 논밭의 작물에 피해를 주는 통에 농사를 짓지 못하는 것은 오래된 일이요, 이제 사람들마저 멧돼지 공포로 어수선한 판이 되었다. 환경부는 지난해의 경우 야생동물로 인해 농작물 피해를 입은 것이 전국적으로 약 140억 원으로 추정하면서 이 중 40% 정도가 멧돼지 피해라고 보고 있다. 산촌 밭에 고구마나 콩을 재배를 포기하는 농민이 적지 않다.
이처럼 야생동물, 특히 멧돼지가 사람의 삶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은 그 개체 수가 과거에 비해 많이 늘어난 탓이다. 작년 기준으로 멧돼지 서식밀도는 ㎢당 3.8마리로, 농작물 피해 예방을 위한 적정 밀도 1.1마리보다 3배 이상 많다고 환경부는 지적하고 있다. 천적도 없이 전국 산하에 야생하는 멧돼지는 최대 26만 7000여 마리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개체 수가 무한정 늘어나는 것을 그냥 두고만 보아야 하는가. 환경부 등 정부부처에서 야생의 생태계 보호를 이유로 순환수렵장 상설화를 극력 반대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우리는 지난달에도 본 난을 통해 주장했다. 환경단체들 역시 `환경보호’ 타령만 되뇔 뿐 사람의 삶에 끼치는 폐해는 애써 외면해서는 안 될 일이다. 그 개체 수를 줄여나가는 노력을 주민들이 올무나 전기울타리를 설치하는 위험천만한 `대책’에만 맡겨둘 수는 없다. 이쯤에서 더 이상 방치하지 말고 `멧돼지와의 전쟁’이라도 한 차례 벌여 대대적인 구축을 함으로써 개체 수를 현저히 줄이는 방안을 추진해야 하리라 본다.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