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JCT교 절개지 지반이 붕괴되어 흉물같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 그것도 연일JCT교가 준공된지 두 달도 안돼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 하단부가 내려앉은 절개지는 자그마치 300m가 넘는다. 무너져내린 지반 곳곳에 구덩이가 생겼다. 차광막도 훼손돼 현장은 어지럽기 이를 데 없는 모습이다. 여름 장마철 도로를 승용차로 달리다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의 확대판이다.
연일JCT교는 포항 이동 고속도로 진입로 ~ 영일만항 연결 구간에 있다.연일JCT교 공사 발주처는 한국도로공사이고, 시공사는 현대건설이다. 지난 2006년 12월에 공사를 시작해 지난 10월 완공했다. 당초 예정보다 공사 기간을 두 달 앞당겼다. 영일만항 진입도로의 조기 개통에 맞춘 것이다. 공사비는 360억원이 들어갔다. 이렇게 큰 돈이 들어간 공사가 허망하게 무너졌고 보면 `공든 탑’은 아니었던 게 분명해 보인다.
공사 관계자는 현장의 지질과 폭우에 원인을 돌리고 있다. 물에 약한 이암토여서 구덩이가 생겼다는 것이고 지난달 쏟아져 내린 폭우도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절개지 공사를 한두번 해본 터도 아닐 국내 굴지의 건설사 쪽 해명이니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의문이 모두 풀리는 것은 아니다. 현장의 지질이 이암토임을 알고도 아무런 대책도 없이 절개지 공사를 할 수 있는 것인가. 이암토는 물에 약한 것이 특성인데 폭우 대책도 없이 공사를 했단 말인가. 더구나 다른 것도 아닌 절개지 공사가 아닌가.
한국도로공사는 뒷북을 치고 나왔다. 현장 조사를 한 뒤 이른 시일 안에 보수 보강공사를 하겠다고 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와 다를 게 없다. 붕괴 현장을 먼저 발견해 손을 썼더라면 그나마 모양이 나을뻔 했다. 취재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이고 보니 그 모양새가 영 볼썽사납다. 도로공사는 알고도 모른 체 했나, 아니면 보도되고 나서야 처음 알았는가. 이것도 의문이다.
그러잖아도 공기업의 신뢰도가 먹칠당하고 있는 시점이다. 울릉군에서는 상수도 공사를 맡은 한국수자원 공사가 엉터리 날림공사를 하고는 울릉군에 넘겨줘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엔 울릉군의 감독 문제까지 의시(疑視)를 사고 있다. 어느 쪽이 됐건 이런 부실공사의 희생자는 결국 납세자이게 마련이니 이게 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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