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史를`선택과목’으로 내모는 한심한 교육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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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史를`선택과목’으로 내모는 한심한 교육과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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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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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나라 역사 모르는 대통령, 국무총리 나올까 걱정
신 봉 승 (극작가)
 
 1910년, 대한제국이 일본에 강제병합 될 때 나라의 주권을 일본제국에 팔아넘기는 데 동조한 다섯 사람을 매국오적(賣國五賊)이라고 규탄해왔다.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그들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주권수호를 다짐하였다. 그런데 몇 해 전 그 중 한 사람의 증손자가 나타나 강제 몰수된 선조(매국노)의 재산(부동산)을 찾겠다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는데, 놀랍게도 4건이나 되는 소송을 승소하고 몰수되었던 재산을 되찾게 된 판결이 있었다. 나라를 송두리째 팔아넘기는 일에 앞장선 사람의 재산이 불과 100년도 지나지 않아서 법의 보호를 받게 된다면 나라를 파는 일에 나서지 않을 사람이 어디에 있을까?
 얼마 전에는 남편이 아내에게 부모님을 모시자고 강요한다면 이혼 조건이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효(孝)의 개념은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깊은 맥락 위에 있다. 나라의 정체성을 법의 잣대로 판결한 결과가 나라를 팔아도 되고, 부모를 모시지 않아도 된다는 가치의 혼란을 부추기게 된 꼴이 되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새 역사 교과서를 만들 때마다 우리 입맛에 맞도록 고치지 않는 것이 분통 터진다 하여 일본 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하는 것도 모자라 국민 성금을 모아 독립기념관을 짓기까지 하였다. 중국이 동북공정 운운하는 것이 고깝다 하여 반발이 일었고, 고대사를 소재로 한 TV드라마가 판을 치게 된 것도 우리 역사에 대한 자부심의 발로나 다름이 없다.
 이 같은 역사 인식에 찬물을 끼얹는 한심한 작태가 또 도졌다. 어린 학생들이 공부하는 과목이 많아서 고생한다면서`국사’를 선택과목으로 내몰겠다는 발상이다. 알게 모르게 우리 초등학교나 중·고등학교에서는 `국사’가 사회과목에서 곁방살이 하는 처지다. 나라 일꾼을 뽑는 행정고시와 외무고시에서도 국사 과목이 제외되었고, 사법고시에서만 선택과목으로 명맥이 유지되는 실정이다. 제나라 역사인 `국사’를 단 한 줄도 읽지 않고서도 대학에 진학할 수가 있으며, 법관이나 외교관으로 임용될 수가 있는 현실이다.
 더 심하게 말하면 국사를 모르는 대통령, 국무총리, 대법관, 대학 총장을 만나게 될 앞날이 눈앞에 다가와 있다. 나라 정체성이나 윤리적 가치 기준이 무너지는 원인이 여기에 있는데도 아예 법률로 국사 과목을 선택과목으로 내몰겠다는 사람들이 공직에 있는 것은 염치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관자(管子)의 `목민편’에 보면 나라를 버티게 하는 네 가지 덕목이 나온다. 예의염치(禮義廉恥)를 일러 사유(四維)라고 한 것이 바로 그것이고 이 네 가지에서 하나라도 부족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도 아주 절묘하게 설파하였다. `예의염치’ 이 네 가지 덕목 중에 하나가 없으면 나라가 기울게 되고, 둘이 없으며 위태롭게 되며, 셋이 없으면 뒤집어지고, 모두 없으면 그 나라는 파멸을 면하지 못하게 된다고 경고한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일들을 지켜보노라면 네 가지 모두가 없어지고 있다는 두려움이 생길 때가 많다. 염치를 갖추지 못한 것은 공부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어려서부터 몸에 익혀야 할 `예’와 `의’를 소홀히 하였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으로 세월이 흐르면서 `예의염치’에 다시 효제충신(孝悌忠信)의 네 가지 덕목을 더하여 팔덕(八德)이라고 하였다. `사유’가 나를 떠받치는 데 필요한 덕목이라면 `팔덕’은 인간관계에서 지켜야 할 여덟 가지 덕목이 된다.
 4유의 첫 번째 글자가 `예’다. `예’를 갖춘 사람에게 염치가 없을 까닭이 없고, `예’가 있는 집안이 화평한 것은 염치가 있기 때문이라면, `예’가 살아 있는 정부에는 염치가 살아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요즘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도무지 염치라고는 없다. 국회의원까지 된 사람도 품위 없는 막말을 무슨 자랑처럼 내뱉고 있을 뿐, 자신의 과실을 부끄러워할 줄을 모른다. 예의염치가 있는 사람들은 두 손에 보물을 들었다는 자부심으로 산다. 그러므로 길바닥에 떨어진 동전 따위가 눈에 들어올 까닭이 없다. 집어들 손이 없기 때문이다.
 `국사’를 읽고 배우는 일은 나라의 자부심을 간직하는 보물과 같아서 차선책으로 밀어낼 수가 없음을 명심해야 할 일이다.
 (dail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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