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산강 상류의 수질오염이 심각한 실정이라고 한다. 지역 환경단체인 `포항형산강지킴이’가 현지조사로 밝혀낸 사실이다. 이 단체의 조사결과를 보면 상수원수로서의 형산강 상류는 차마 믿을 수 없을 만치 지저분하다. 혐오스럽다 못해 참담하다 할 지경이다. 형산강의 발원지인 울산시 울주군 두동면 봉계리 복안천과 경주시 천북면 신당천에서는 축산폐수와 생활하수가 마구 유입되고 있다. 그야말로 발원지부터 썩은 물이 흘러들고 있는 것이다.
포항시민들이 마시는 물의 상수원이 곧 형산강이다. 이 형산강의 상류 지류인 울주군 복안천 주변은 이른바 불고기단지다. 이곳에 즐비한 음식점들이 영업을 하면서 발생하는 하수를 아무런 통제도 받지 않고 거리낌 없이 쏟아내고 있다. 악취 나는 그 생활하수가 고스란히 상류에서부터 강물에 유입되는 것이다. 강 주변에는 연탄재 페트병 폐비닐 같은 쓰레기가 지천으로 널려 있고 그런 물이 형산강으로 흘러들고 있다. 50만 시민이 먹는 물을 생산하는 원수가 지금 이 모양이다.
이 지역들은 상수도보호구역으로 이미 지정돼 있거나, 상수도 보호구역이 아니더라도 그것을 약간 벗어난 상류일 것이다. 상수도보호구역이거나 그에 근접한 곳이라면 최소한 이런 쓰레기와 생활폐수의 마구잡이 유입이 방치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먹는 물의 원수(原水)가 흐르는 하천에 도계장에서 발생하는 닭털이 3km나 길게 흩어져 널려 있고 여름철도 아닌 한겨울에 일대 주변이 악취로 진동하고 있는데도 그저 이 상황이 방치되고 있다면 도대체 당국은 무엇을 하고 있단 말인가.
형산강지킴이 오주택 회장은 “경주시 등이 이곳들의 집하장 오폐수는 약간의 비만 와도 빗물이 범람하게 되고 이로써 우수관을 통해 바로 형산강에 유입되는 사실을 알고도 그냥 방치해오고 있다.”고 했다. 자신들의 상수도원이 아니라고 관심 밖의 일로 치부하는 것이라면 올바른 행정행태라 할 수 없다. 포항시 당국은 이들 해당 지자체들과 적극적인 협의를 갖고 시민들이 먹는 상수원수가 이처럼 형편없이 방치되는 상황을 개선하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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