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지난해 한나라당의 언론관계법 국회 단독처리에 항의해 의원직 총사퇴를 결의했다. 소속의원들은 사퇴서를 정세균 대표에게 맡겼고, 정 대표는 직접 국회의장에게 자신의 사퇴서를 제출했다. 이와는 별도로 천정배 장세환 최문순 의원 3인은 국회의장에게 직접 사퇴서를 전달했다. 당 지도부에 제출하면 `정치적’으로 처리할 것이기 때문에 의원직 사퇴를 관철하기 위해 직접 제출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의원직 사퇴 각오가 남달랐던 천·최·장 의원이 국회의원직 사퇴 약속을 어기고 국회에 복귀했다. “원내에서 이명박 정부에 투쟁하기 위해”라는게 그 핑계다. 그러나 민주당 동료의원인 조경태 의원이 어제 기자회견을 갖고 이들의 의원직 사퇴 철회를 “대국민 사기극이요 `생 쇼’를 한 무책임한 정치행위의 표본”이라고 비난했다.
부산의 유일한 민주당 의원인 조 의원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가중시키고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교육상 나쁜 영향을 끼친 행동”이라며 “지금이라도 복귀 의사를 접는 것이 스스로 자존을 지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의 주장은 천· 최·장 의원 3인의 의원직 사퇴 쇼를 향한 대다수 국민들의 역겨움을 반영한 것이다. 조 의원은 정세균 대표에게도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국민들에게 의원직 사퇴를 공언했음에도 슬그머니 “없었던 일”로 돌린 정 대표 때문에 민주당의 대국민 신뢰가 바닥에 떨어졌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과 관련해 비난을 퍼붓고 있다. 장외 집회도 시작했다. `행정부처 세종시 이전’ 약속을 파기했다는 이유다. 정운찬 국무총리 해임안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그런데 민주당은 의원직 총사퇴하는 대국민 약속을 어겼다. 거기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사과가 없다.의원직 사퇴를 천명했던 정 대표와 천·최·장 의원이 그동안 국회의원에게 지급되는 세비를 수령했는지도 궁금하다.
조 의원은 “우리가 정부여당에 잘못된 정책을 비판할 수 있기 위해서는 도덕성과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며 “민주당이나 의원들이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한들 누가 믿겠느냐”고 반문했다. 조 의원은 또 정 대표에 대해 “의원직 사퇴성명서까지 냈으면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약속도 못지키는 자들이 `MB 정부’ 한테 약속을 지키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성토했다. 적어도 민주당은 세종시 수정안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
온갖 정치 현상에 끼어드는 시민단체들의 침묵도 가관이다. 시민단체들은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을 `약속위반’ `충청죽이기’ 운운하며 극렬하게 비난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의 의원직 의원직 총사퇴 쇼에는 침묵하고 있다. 적어도 세종시 수정은 `쇼’는 아니다. 이 대통령이 대선공약대로 세종시에 행정부처를 이전하면 비난받을 일도 없다. 그러나 국가백년대계를 위해서 `욕 먹을 각오로’ 수정을 추진하고 있다. 세종시 수정을 비난하려거든 민주당의 `생쇼’에 대해서는 같은 비난을 가해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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