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연천의 가축농장에서 신고된 구제역 의심 한우가 다섯 번째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사실상 구제역이 확산 단계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가축방역 당국이 관리해온 방역망(網)이 뚫린 것으로 보인다는 것.
그간 발생한 4건과 달리 처음으로 경기도 포천이란 행정구역을 벗어난 데다 기존 발생 농장과의 역학적 연관도 뚜렷이 드러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거리상으로도 최초 발생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이어서 확산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특히 방역 당국도 예상조차 하지 못한 곳이어서 당국으로선 허를 찔린 셈이 됐다.
19일 농림수산식품부와 경기도 제2청에 따르면 이날 구제역으로 확진된 연천 청산면의 한우농가는 최초 발생 농가인 한아름목장으로부터 9.3㎞ 떨어진 곳이다.
거리상으론 경계지역(반경 10㎞ 이내) 안이지만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이어서 관리지역(반경 20㎞ 이내)으로 지정돼 있었다. 지형 자체가 구제역의 방어막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에 따라 이 농장은 가축·사람에 대한 이동통제는 되지 않았고 예찰과 소독 조치만 이뤄지고 있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지형적으로 안전하고 다른 구제역 발생 농장과 역학적으로 연관되지 않아 안전하다고 봤는데 뜻밖에 구제역이 터졌다”고 말했다. 또 역학적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는 점은 전파 경로가 방역 당국의 관리 체계를 벗어난 것이란 의미여서 앞으로 추가적인 확산 가능성도 안고 있다.
방역 당국이 미처 예상하지 못한 루트를 통해 구제역이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다만 당국이 면밀한 역학조사를 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관련성이 밝혀질 수는 있다.
더구나 이 농장의 농장주가 전곡 시내에서 사료대리점을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나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대리점에서 사료를 공급받아간 농장에 대해 이동통제를내리기 위해 파악에 나선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3중 방역망 중 2단계인 경계지역이 뚫려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이날 오후 가축방역협의회를 열어 5번째로 구제역이 발생한 연천 농가를 중심으로 새 방역선(線)을 설정하는 문제와 살처분 범위를 발생 농가 반경 500m에서 3㎞로 확대하는 문제 등을 논의한다.
sisyphe@yna.co.kr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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