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에 목을 맸다. 건강은 날로 악화되고 있는데다, 식량부족으로 인민들은 굶어 죽어가고 있다. 느닷없는 화폐개혁으로 인민들의 저항이 거센 가운데 아들 김정은에게 권력을 세습시키는 난제도 안고 있다. 자신과 북한이 안은 총체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남북정상회담을 애타게 추진하는 것이다.
김정일의 욕망은 두 가지다. 하나는 미국과 협상을 통해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것이다. `평화협정’ 체결 주장이 미국과 핵협상을 겨냥한 것이다. 다른 하나는 남한과의 정상회담이다. 미북 정상회담으로 가는 지렛대로서도 남북정상회담이 필요하고, 남한의 대량 경제 지원이 시급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김정일의 머리에는 `핵 포기’가 들어 있지 않다.
이명박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한 단호한 의지는 김정일의 속셈을 꿰뚫은 데서 출발한다. 정상회담에서 개성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 달러를 벌어들이고, 쌀과 비료를 뜯어내겠다는 욕심이다. 핵은 남한과 논의할 대상이 아니며, 미국하고만 협상하겠다는 태도다. 그렇다면 남북정상회담은 할 이유가 없다는 게 우리 판단이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은 김정일의 의도대로 끌려다녔지만 이명박 대통령마저 북한 전략에 넘어간다면 북핵은 고착화되고 만다. 그것은 한민족에게 재앙이다.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도 중요하다. 그들이 반드시 조국의 품으로 돌아오게 해야 한다. 그러나 핵 문제는 더 중요하다. 북한이 핵 포기 없이 국군포로와 납북자 문제를 고리로 쌀과 달러를 챙기려 한다면 그 건 용납할 수 없다.
시간은 우리 편이다. 10여 년 전 곧 무너질 김정일 체제를 살려준 게 김대중 정권이다. 노무현 정권은 그 생명을 연장시켰다. 이명박 정부는 그런 어리석은 짓을 되풀이해선 안된다. 북한은 올 10월 노동당 창건 60주년에 김정은 후계체제를 완료할 속셈이다. 스물여섯 살 애송이가 북한 정권 총수로 등장하는 것이다. 지구촌의 코미디다. 북한 인민들이 이런 변태적 권력승계를 받아들일리 없다. 김정일이 정상회담을 애걸복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핵 폐기 의사를 분명히 확인하고 국군포로와 납북자도 데려오는 정상회담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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