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거짓말과 거짓부리는 어떤가? 사전의 뜻풀이를 옮기면 거짓부리는 거짓말의 `낮은말’이다. 낮은말이란 `상스러운 말’이라고 풀이돼있다. 거짓말에도 격(格)이 있는 셈이다. 이 또한 용례를 본다. “술판 말고도 동네에서도 더러 드문드문 있지. 저 여자는 그렇다 하고 소문이 나지요. 남자들은 바람 피운 걸 더러 자랑하지요. 거짓부리도 더러 하는 때가 많지요, 뭐. 여자 신다리만 보고도 같이 잤다 그러지. 남자는 거짓부리하고 우산하고는 늘 가지고 댕기라고 했으니까는.”<송문옥/ 대라,틀어라,박아라>
거짓말과 서로 맥이 통하는 사기(詐欺)에도 크고 작은 느낌이 있고, 격이 높고 낮은 말이 따로 있을까? 그럴 수가 없다. 사기는 철저하게 남에게서 돈을 뜯어내는 피해를 입히기 때문이다. `선의의 거짓말’이란 소리는 들어봤어도 `선의의 사기’란 말은 한 평생 들어본 적도 없다. 악덕에 선의가 있을 수 없는 탓일 게다.
이른바 보이스 피싱의 수법이 날로 악랄해지고 있다. 이제는 경찰민원정보안내센터의 전화 번호까지 악용한다. 그 번호가 `1566-0112’다. 착신만 되는 전화이니 이 번호가 발신번호로 떴다하면 100% 사기전화다. 이제는 말씨까지도 조선족의 어눌한 티를 벗었다. 억양이 흠잡을 데 없는 우리말이라고 한다. 끝없이 머리싸움을 걸어오는 사기꾼들에게 당하지 않으려면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는 방법 밖에는 없을 것 같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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