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포항지역에서 불법 사행성 게임장이 사라졌던 것은 경찰의 강력한 단속으로 발붙일 곳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던 것이 몇 년 지나자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다. 마치 두더지게임을 보는 것만 같다. 얼마 전엔 안동 주택가에 숨어들었던 도박게임업자들이 된서리를 맞은 일이 있다. 단속하는 눈길이 풀린 지역이라면 어느 곳이든 게임장을 차리는 부류는 몇몇에 지나는 것이 아니라는 소리다.
불법 사행성 게임장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것은 `한탕’에 대한 기대감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임장을 차린 업주나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이나 가릴 것이 없다. 업주가 `바지사장’을 내세워가면서 영업을 하는 것은 고수익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다는 반증이다. 게임장을 드나드는 사람들 또한 한탕주의 포로가 되어 손을 씻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병리현상이 중증이라는 진단도 가능한 세태다.
곰팡이는 음습하기만 하면 어느 곳에나 핀다. 불법 사행성 게임도 그렇다. 단속이 느슨하다 싶으면 어느 곳에서나 판을 벌인다. 한적한 농촌의 창고, 도시 주택가를 가리지 않는다. 불법게임업자들은 마치 게릴라가 출몰하듯 한다. 이번에 덜미를 잡힌 포항 게임업자도 짧은 기간동안 게임장을 차려놓고 고수익을 챙겼다. 손님이 획득한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꿔주면서 수수료를 떼어내 부당이익을 손에 넣는 수법이었다. 불법 게임장 설치 기간이 짧게는 1주, 길면 2주 정도밖에 되지 않으니 얼마나 고수익을 챙겼는지 알만하다.
한번 `눈먼 돈’맛을 본 사람은 절대로 그 맛을 잊지 못하는 모양이다. 불법 사행성 게임도 그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 노름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불법 사행성 게임장은 특정지역에만 있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지금 이 시간에도 도내 어느 곳에서 불법 게임기의 프로그램이 돌아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이 사회병리현상을 뿌리 뽑으려면 지금으로선 경찰의 단속능력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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