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명부가 가끔씩 말썽을 일으켜 이승세계에 영향을 끼친다. 공처럼 둥근 지구의 형틀을 짠 여러 개의 판(plate) 들이 액체 상태의 불덩이 위를 둥둥 떠다니다가 서로 툭툭 받히면서 지진을 일으키는 것이다. 하지만 어떤 연유로, 언제, 어디서 이런 일이 일어날지는 인간이 미리 알 수가 없다. 그저 그런 일이 있으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수밖에 달리 도리가 없는 것이다.
또 지진이 났다. 엊그제 14일 오전 중국 북서부 칭하이(靑海)성에서 진도 7.1의 지진이 나서 15일 현재 6백여 명이 숨지고 1만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올 들어 1월 12일 중앙아메리카 아이티 지진으로 30만 명이 넘게 사망한 것과 2월 27일 5백여 명의 목숨을 묻어버린 칠레의 진도 8.8의 흔들림과 공포가 채 가시지도 않은 터에 말이다. 작년 이후에만 벌써 수백 명씩을 사망시킨 큰 지진이 세계 곳곳에서 대략 열 차례 정도 잇따르고 있다. 지구 전체가 잠재적 진앙이다. 이렇듯 진앙 위에다 누각을 짓고 희노애락 속에 각축하며 살아야 하는 게 지구와 지구에 태어난 인류의 숙명인가 보다.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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