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국제육상대회’ 표 다 팔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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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국제육상대회’ 표 다 팔렸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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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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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후 대구 수성구 대흥동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 경기에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4·자메이카)가 결승선을 1위로 통과하고 있다. 
   
   관중석은 왜 썰렁?…경기력도 글쎄?
   3만여명 경기장 찾아…운영 난맥·흥행 부진 숙제 풀어야

  내년 8월 제13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를 1년 앞두고 19일 막을 내린 2010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는 열악한 한국 육상의 현실을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시기상 리허설적인 성격이 강했음에도 불구, 대회 운영에서 사실상 낙제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2011 대구 세계육상조직위원회는 흥행에서도 기대치를 밑돌아 남은 1년 3개월 동안 풀어야 할 숙제가 절대 간단하지 않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특히 흥행의 보증수표로 통하는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4·자메이카)를 어렵사리 데려오고도 6만7천명 수용 규모의 대구스타디움을 반 이상 채우지 못해 허탈감만 남았다.
 세계 최고 스타를 초청했지만 육상에 대한 무관심이 워낙 심각해 몇몇 선수의 이름값에만 의존하는 지금의 접근 방식으로는 결코 대회 성공을 낙관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표는 다 팔렸는데 절반은 빈자리
 조직위 관계자는 대회를 하루 앞둔 18일, “6만7천장의 표가 거의 다 팔렸고 현장판매분 1천장만 남았다. 국내 육상경기 사상 유료표가 매진됐다는 건 일대 사건”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작년부터 유료화를 추진한 조직위는 올해도 프리미엄석(1만원)과 일반석(5천원)으로 나눠 팔았다.
 볼트를 필두로 날고 기는 세계적인 스타들을 육상팬들이 비교적 싼 값에 직접 지켜볼 수 있도록 배려했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표 값이 싸다 보니 조직위 내에서도 판매된 표가 실제 입장 관객으로 이어질지 걱정하는 시각이 있었고 아니나 다를까 정작 대회 당일에는 6만명에 훨씬 못 미치는 3만여명 정도만 경기장을 찾았다.
 그나마도 본부석 맞은 편에 앉아 파란색 옷을 단체로 맞춰 입고 막대 풍선을 두드리던 일군의 `동원관중’이 없었다면 더 줄었을 것이다.
 조직위는 4만5천명 이상이라고 집계했지만 육안으로 봐도 신빙성은 떨어졌다. 일반석과 프리미엄석은 구분됐지만 워낙 사람이 없어 프리미엄석에 그냥 가서 앉아도 아무도 제재하는 이가 없었을 정도였다.
 입장권 상당수가 `증정용’으로 팔렸고 `공짜표’를 받은 사람들이 표를 서랍에 넣어둔 탓이다.
 2008 베이징올림픽을 통해 특급스타로 떠오른 볼트를 보려고 작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 때 수많은 팬이 연일 올림피아슈타디온을 메웠다. 9일간 열린 대회에 50만명 이상의 구름관중이 몰렸고 입장 수익만 500억원을 기록했다.
 당시 대구 조직위관계자는 하나같이 “정말 부러운 일”이라며 입을 모았지만 정작 대구국제육상대회 때 경기장을 메울 획기적인 관중 동원책은 내놓지 못했다.
 조직위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간 논의 중인 입장권 가격도 관중 동원에 큰 걸림돌이다.
 조직위는 국내 여건을 고려, 10만원 선에서 절충을 찾고 있으나 IAAF는 이전 대회를 참고로 적정선은 유지해야 한다는 자세다. 베를린 대회 때는 최고 200유로(28만원)가 넘는 좌석도 불티나게 팔렸다.
 ◇조직위ㆍ육상 연맹 엇박자 `언제까지’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당연히 손을 맞잡고 머리를 맞대야 할 조직위와 대한육상경기연맹 간 불협화음은 더 큰 문제다.
 조직위와 연맹이 서로 `소 닭 보듯’ 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조직위가연맹의 손을 빌리지 않고 독자노선을 걸으면서 관계는 더욱 소원해졌다.
 여자 100m 간판스타 김하나(25·안동시청)가 개인 사정으로 대회에 참가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조직위 실무진은 18일에서야 알았다는 게 단적인 예다.
 `비밀주의’로 포장된 조직위의 의사소통 부재가 원인을 제공했지만 대표 선수 참가 여부를 직전에야 통보한 연맹도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세계선수권대회를 유치한 도시의 시장과 해당 국가의 육상연맹 수장이 조직위 공동위원장을 맡는 게 관례였으나 대구 대회는 전ㆍ현직 대구시장이 공동위원장이다.
 현재로서는 조직위가 대회 준비와 관중 동원을 책임지고 연맹은 대회의 주인공이 될 대표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역할을 나눴다.
 그러나 대회의 성패가 관중 동원과 저변 확대에 있다고 볼 때 양 기구가 지금처럼 평행선을 달려서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조직위가 대회와 관련한 실무에 정통하다면 홍보와 기록관리, 대회 운영에 대한노하우는 연맹이 오랜 기간 경험을 축적했기에 하나로 지혜를 모아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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