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붐이 불었던 2001년 1만139개였던 벤처기업 수는 2002∼2003년 조정기를 거치면서 1만개 미만으로 줄었다가 2006년 1만개 선을 회복한 지 4년만에 2만개를 돌파했다. 벤처기업의 비중은 국내 전체기업의 0.5%에 불과하지만 국내총생산(GDP) 기여도는 8%, 고용 기여도는 3.2%에 이르고,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98년 1.8%에서 지난해에는 3.2%로 커졌다. 벤처산업이 본격적인 중흥기에 접어들면서 경제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벤처산업 성장의 이면에는 어두운 구석도 없지 않다. 기업을 개인의 치부 수단으로 삼은 `가면 쓴’ 벤처사업가에 관한 보도는 벤처산업 기반 확충에 이바지하고자 심혈을 기울이는 다수의 `진짜’ 벤처기업가들을 안타깝게 한다. 지난달에는 한 40대 벤처기업 대표가 인터넷을 통해 불법으로 미국 복권 구매를 대행해 주고 100억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챙긴 사건이 적발됐고, 지난 3월에는 대표적 창업투자회사의 전직 대표 등이 횡령과 주가조작 등 온갖 비리를 저지른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또 벤처 붐이 재현되고 있다지만 40∼50대 연령층이 벤처기업의 창업을 주도하는 현상이 과연 바람직한지도 의문이다. 벤처기업 창업자 연령을 보면 40대가 49%로 가장 많고, 다음은 50대로 26%나 된다. 반면 30대와 20대는 17%, 0.7%에불과하다. 알다시피 40∼50대는 명예퇴직 등 자의반 타의반으로 직장을 그만두는 사람이 많은 연령층이다. 이런 연령대에 벤처 창업이 몰리는 점에 비춰볼 때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술로 무장한 진정한 의미의 벤처 창업이라기보다는 아무래도 `생계형’ 창업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정부 부처나 관련 민간단체가 벤처 붐이 사그라지지 않도록 하려고 다양한 지원책을 펴고는 있지만 실제로 어느 정도 성과를 내는지 궁금하다. 벤처기업 2만개 시대를 맞아 지원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해 현실에 걸맞은 지원이 이뤄지도록 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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