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결백하다면 검찰에 출두해 무죄를 주장하면 될 일인데 이 더운 절기에 민주당사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간 한 전 총리가 딱하고 안쓰럽다.
그가 한신건영으로부터 받았다는 불법자금은 `9억원’이다.
이미 그의 측근은 “한신으로부터 3억원을 받아 그 중 2억원을 돌려줬고, 1억원은 보관중”이라는 사실을 고백했다. 적어도 한 전 총리측과 한신측이 거금으로 엮였음을 자복한 셈이다.
또 한신이 한 전 총리에게 전달한 9억원 가운데 1억원이 한 전 총리 동생의 전세금으로 쓰인 용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전 총리는 “아는 바 없다”고 시치미 뗐다.
그런데 한신측과 한 전 총리 동생과는 일면식도 없는 사이다. 그렇다면 `유령’이 `1억원’을 한 전 총리 동생에게 전달했다는 `괴담’이 성립한다. 과연 누가 믿을까.
한 전 총리는 곽영욱 전 대한통운사장으로부터 `5만달러’를 받은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고급 골프채를 선물하려는 곽 전 사장을 백화점 골프숍까지 따라가서는 “골프 모자만 쓰고 나왔다”고 우긴 장본인이다. 또 곽 사장의 제주도 골프장과 콘도를 장기간 공짜로 이용하고도 “동생 부부의 골프에 동행했을 뿐 골프는 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한 전 총리는 5만달러를 전한 곽 전 사장와 총리공관에서 오찬을 한 뒤 저녁에는 한신건영 한모 사장을 공관으로 불러 만찬을 함께했다. 업무공간인 총리공관을 정부기관 인사를 청탁한 민간인과 건설업자를 만나는 장소로 이용한 것은 공직자로서 지극히 몰상식한 행태다.
검찰이 한 전 총리를 구속할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한 전 총리는 시설도 열악한 민주당사에서 한동안 `농성’을 벌여야 한다. 여성으로서 괴롭고 갑갑할 것이다.
그럴바엔 아예 검찰에 출두해 왜 검찰수사가 `부당한 수사’이고 `정치보복’인지 입증하는게 바람직하다.
특히 한 전 총리의 `무기한 농성’을 지원해야 하는 민주당과 그 주변 인물들을 위해서도 그렇다.
이해찬 전 총리와 유시민 전 의원 등이 돗자리에 함께 앉아 손을 치켜들고 구호를 외치는 장면이 왠지 안쓰럽다.
특히 한 전 총리 유죄가 입증될 경우 한 전 총리만 믿었다가 낭패감에 빠질 민주당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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