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마음에 묻고 미래로 가자”는 박근혜의 호소
  • 경북도민일보
“세종시 마음에 묻고 미래로 가자”는 박근혜의 호소
  • 경북도민일보
  • 승인 2010.07.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 윤 환 (언론인)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국회표결 현장. 박근혜 의원이 단상으로 걸어나가자 본회의장은 술렁였다. “신뢰의 정치”를 강조하며 `세종시 원안’을 주장해온 박 의원이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반대토론’을 위해 연단에 선 것이다. 본회의장은 아연 긴장했다.
 박 의원은 세종시 건설의 당위성과, 정치권의 세종시에 대한 대국민 약속을 언급하며 수정안 반대 이유를 설명했다. 그의 반대토론을 관통한 단어는 `신뢰’와 `약속’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토론을 맺었다. “세종시 찬성도 반대도 모두 애국이었습니다. 이제는 마음에 묻고 미래로 가야합니다”고.
 여야는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에서 폐기되자 세종시를 둘러싼 `승패’ `득실’ 계산에 여념이 없다. 세종시 수도분할을 반대한 이명박 대통령이 최대 패자라는 분석과 함께 `세종시 총리’인 정운찬 총리 `용도폐기설’ `이명박 대통령 레임덕 진입설’ 등이 난무했다. 특히 야당은 이 대통령의 패배와 한나라당 분열을 고소해 하며 찢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다. 박지원 원내대표라는 사람은 방송인터뷰에서 “한 지붕 두 가족인 한나라당의 분열이 앞으로 볼만할 것”이라고 부채질했다.
 한나라당에서는 MB-박근혜 결별, 한나라당 분당같은 시나리오가 퍼져나갔다. 친MB진영이 박 전 대표와 더 이상 동행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결론을 내렸고, 물밑에서 `신당’ 작업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박 전 대표의 세종시 수정안 반대토론이 “MB의 등에 칼을 꽂은 행위”라는 극단적 주장도 나왔다. 국회표결에서 민주당과 민노당 등 `수도분할’ `친북세력’과 손잡은 박 전 대표와 친박의원들의 모습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세종시 찬성도 반대도 모두 애국이었습니다. 이제는 마음에 묻고 미래로 가야합니다”고 한 박 전 대표의 발언에 주목하는 정치인은 아무도 없었다. 정말 딱한 한나라당이다.
 박 전 대표는 세종시 수정안 폐기를 `완성’한 주인공이 분명하다. 박 전 대표 아니면 세종시 건설은 불가능하다. 결과만을 놓고 보면 박 전 대표의 `정치적 승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세종시 찬성이나 반대 모두를 `애국’이라고 평가했다. 정치적 득실을 따지지 않은 국가백년지대계 차원에서 출발한 `애국적 접근’이었다는 평가다.
 박 전 대표 평가는 전적으로 옳다. 세종시를 반대한 이 대통령은 `수도분할’에서 오는 비효율성과  낭비 등을 우려해 세종시를 수정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또 머지 않은 남북통일을 앞두고 수도를 분할할 경우 통일후 또다른 천도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장기적 안목에서 출발한 것 또한 사실이다. 반면 박 전 대표의 세종시 원안 관철주장은 국토균형발전과 원칙과 신뢰회복 차원이다. 애국의 방식이 다를 뿐 본바탕에 진한 `애국’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박 전 대표가 반대토론 말미에 “세종시 찬성도 반대도 모두 애국이었습니다”고 정의한 것은 승자, 패자 모두가 표결 결과에 자부심을 자져야한다는 주문이다.

 박 전 대표는 이와함께 “이제는 마음에 묻고 미래로 가야합니다”고 호소했다. `세종시’에 갇힌 지난 9개월의 논란을 털고 앞을 향해 나아가자는 주문이다. 지금 우리는 박 전 대표 호소처럼 앞을 향해 나아가지 못하고 현재에 정체할 수 없는 너무 많은 이유가 있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에 따른 안보 위기와 갈갈이 찢어진 국론, 경제적 불확실성이 우리를 엄습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아예 `한 지붕 두 가족’ 처지다. 집권당이 흔들리니 천안함같은 국가위기도 관리가 안된다. 친MB와 친박의 화합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한나라당 주류와 비주류는 일부 언론이 부추키는 “`+ 알파’ 더 꼬이는 세종시”라는 식의 갈등 조장에 귀 기울일 시간이 없다. 국회 표결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세종시를 살릴 수 있는 구체적인 정치적 실천을 하면 된다. 34개 중앙행정기관이 세종시로 이전하는데 무슨 `플러스 알파’라는 말인가. 세종시에 그런 특혜를 주면 다른 지역과 도시는 `핫바지’라는 말인가? 무엇보다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이 먼저다. 국무총리와 비서실장, 청와대참모, 각료 교체를 통해 세종시 수렁을 벗어나야 한다. 스스로 친이계부터 해체하고 인적 쇄신을 통해 한나라당부터 `탕평’하기 바란다.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 위한 이 대통령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최신기사
  • 경북 포항시 남구 중앙로 66-1번지 경북도민일보
  • 대표전화 : 054-283-8100
  • 팩스 : 054-283-5335
  • 청소년보호책임자 : 모용복 국장
  • 법인명 : 경북도민일보(주)
  • 제호 : 경북도민일보
  • 등록번호 : 경북 가 00003
  • 인터넷 등록번호 : 경북 아 00716
  • 등록일 : 2004-03-24
  • 발행일 : 2004-03-30
  • 발행인 : 박세환
  • 대표이사 : 김찬수
  • 경북도민일보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북도민일보. All rights reserved. mail to HiDominNews@hidomin.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