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표정근(表情筋)이 80개라던가. 800개개라던가. 아무튼 이 근육들이 움직여 갖가지 표정을 만들어 낸다나 보다. 그러나 천금이 왔다갔다해도 눈썹도 까딱하지 않는 포커페이스야말로 돌부처 표정이다. 남들은 재미 있어 깔깔거려도 시큰둥하고, 분노를 못이겨 일그러지는데도 무덤덤한 표정은 일부러 그러려해도 힘들다.
대구시가 지역 음식점 종사자들의 친절·서비스 만족도를 전국 처음 조사한 결과를 내놨다. 대구시민은 51.4점을, 타지역민은 49.2점을 줬다. 낙제의 기준을 몇 점대에 두든 좋은 성적이 아닌 것은 틀림없다. 종사자들의 표정(무표정), 인사, 말씨, 용모·복장이 모두 이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 `불러도 대답없는’ 응대나, 왜 부르느냐는 듯 멀거니 바라다 보기만 하는 응대에 누가 좋은 점수를 주겠는가. 대구는 준비해야 할 국제행사가 꼬리를 물고 있는 처지다. 당장 2011년엔 세계육상대회, 2013년 세계에너지총회가 줄 서 있다. 세계 곳곳에서 몰려드는 손님들을 맞아 지금 같은 친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오는 손님도 내쫓는 것과 다를 게 없을 것이다. 무뚝뚝할지언정 잔정 깊은 그 정서를 우리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무표정은 `비호감’인데 하물며 외국 손님임에랴. 나긋나긋하게 굴면 `닭살’이 돋는다고 손사래 치던 시대는 지났다. `표정으로 벗을 사고, 벗을 판다’고 했으니 글로벌시대의 표정관리법도 슬슬 익혀둬야 할 것 같다. 같은 미소라도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야 더 효과가 있다지 않나. 미소 짓고 친절합시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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