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6·2 지방선거에서 `보수의 분열’로 참패한 것은 사실이다. 특히 충청권에서 한나라당과 선진당이 후보를 단일화했다면 능히 민주당을 눌렀을 것이다. 민주당이 민노당은 물론 노무현 전 대통령 측근인 국참당과도 후보를 단일화해 대승을 거둔 사실을 감안하면 보수대연합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을 가질 수 있다.
또 한나라당이 친박정당 미래연합과 합당한 데 이어 선진당과 연합하면 190석이 넘는 막강한 원내세력을 구축하게 된다. 한나라당 주류진영이 간절히 바라는 개헌도 가능하다. 선진당이 4대강을 지지하면 이를 둘러싼 논란도 일거에 진정시킬 수도 있다. 그러나 `보수대연합’은 결국 “한나라당을 죽이는 극약”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도 부패하고 무력한 보수지만 선진당은 그야말로 `꼴통보수’의 지역파당에 불과하다. 양당 연합이 시너지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우선 선진당은 충청권을 대표하는 상징성을 잃었다. 6·2 지방선거에서 선진당이 이긴 것은 대전 한 곳뿐이고 충남, 충북을 민주당에 내줬다. 이 때문에 이회창 대표가 대표에서 물러나는 `쇼’를 벌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이회창 대표의 `차떼기’ 이미지는 보수대연합에 최대 걸림돌이다. 뿐만 아니라 이 대표는 두 아들 병역면제 때문에 두 차례나 대선에서 실패했다. 김대중-노무현 친북정권에 권력을 넘겨준 장본인이다. 이 대표의 손녀딸은 `원정출산’ 의혹까지 받았다. 공인으로서 기본이 결여됐다해도 심한 비판이 아니다.
더구나 이 대표와 선진당은 세종시 수정을 죽자고 반대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세종시 백지화를 무산시킨지 며칠되지 않아 선진당과 손잡는다는 것은 코메디다. 특히 한나라당 주류는 세종시 수정을 반대한 박근혜 전 대표측에 대한 적대감이 여전한 상태다. 세종시를 반대한 친박과는 으르렁거리면서 역시 세종시를 반대한 선진당과 손잡는다는 게 정상으로 보이겠는가.
한나라당이 당장 할 일은 보수대연합이 아니라 친박과 화해다. 화해는 이명박 진영에서 먼저 손을 내미는 것을 시작돼야 한다. 보수대연합같은 정치공학에 감동할 국민도 없다. 집안부터 다독이고 밖으로 눈을 돌려도 돌리는 게 순서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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