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밝히는 이들 불법 사채업자들의 행태를 보면 기가 막힌다. 업자들은 지난 2006년부터 최근까지 자살한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에게 한차례에 100만원에서 500만원까지 빌려준 뒤에 연리로 최저 133%에서 많게는 2889%까지 뜯어냈다고 한다.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고리채이지만, 이 바닥에서 이런 일이 늘 벌어지고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아무리 고리 사채업자라도 등록을 한 합법적 업자라면 연리 30%가 최고 이자율이다.
이렇게 고율의 이자 약정을 하고 제때 갚지 못하면 그 밀린 이자를 다시 원금으로 합산하여 빚의 액수를 불려나갔다. 가령 100만원 단위의 빚을 제때 못 갚아 액수가 커지면 다시 300만원을 빌려주면서 빚 250만원은 떼고 50만원만 건네는가 하면, 그 이자는 여전히 300만원으로 자꾸 불어난 것이다. 사채를 얻어 쓴 여성들은 빚의 노예인 셈이다. 자살한 두 사람의 경우 각 1억원 안팎의 빚에 시달리고 있었다. 둘은 상호보증자이기도 했다. 이런 터에 업자들이 하루 40~50차례씩 전화를 걸어 협박을 해대니 견디지 못했던 것이다.
이들만으로 우리 사회에 이런 일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면 안 된다. 비슷한 처지의 피해자들이 지금도 고통을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경찰이 이번에 지역에서 불법 사채업자들을 무더기로 잡아냈다는 소식이 그나마 다행스럽게 여겨지는 것도 향후 그런 일이 되풀이 되는 걸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렇지만 경찰은 이번 단속에 그쳐서는 안 된다. 악덕업자들의 횡포를 지속적으로 척결해 나가는 일이야말로 시급한 `민생치안’ 업무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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