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양식 한 그릇에 흘리는 땀이 보약이로구나
  • 경북도민일보
보양식 한 그릇에 흘리는 땀이 보약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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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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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한 여름나기위한 우리의 세시풍속-삼복>
  팔다리가 나른하고 정신집중이 안되며 기운이 없어 움직이기 싫어지는 삼복더위가 다가왔다. 지난 19일 초복에는 연일 32℃를 오르내리는 더위로 밤까지 열대아가 계속됐다. 삼복(三伏)은 무엇이며 더위를 이길 수 있는 보양 음식과 더위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본다.
 
1년 중 가장 더운 30일`三伏’ 선조들 지혜 엿보여
보양식`개장국·영계백숙’건강비법`두한족열’등
과하면 역효과…평소 땀배출 되는게 건강에 도움

 
 #삼복의 유래와 정의
 초복에서 말복까지의 삼복(三伏) 30일! 얼마나 더우면 `삼복더위’라는 고유명사까지 생겼을까? 『지봉유설』에서 더위의 극치를 이루는 복날을`양기에 눌려 음기가 바닥에 엎드려 있는 날’이라고 했다.
 그러고 보면, 절기는 참 정확하다. 여름철 장마전선에도 불구하고 초복을 지나면 열대야 현상 등으로 30℃가 넘는 푹푹 찌는 무더위가 지속되니 말이다.
 절기상 초복은 하지가 지난 뒤 세 번째 경일이고, 네 번째 경일이 중복이며, 입추 후 첫 경일은 말복인데 그 사이는 모두 10일 간격으로 30일 동안이다.
 혹,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인 경우를 월복(越伏)이라 한다. 올해는 지난 7월 19일이 초복이며 7월 29일이 중복이고, 8월 7일이 1년 중 더위의 절정을 맞이하는 입추가 된다.
 또한 입추(立秋)는 24절기의 13번째로 태양 황경이 135도가 될 때이며 가을이 시작하는 날이다. 삼복은 오행설에 기초하여 중국의 진나라에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1년 중 육체적으로 힘든 농사일이 많은 농번기이며, 더위가 가장 심해 땀을 많이 흘려 심신이 허해지고 입맛을 잃기 쉬운 이 시기에 우리 조상들은 삼복을 정해두고 건강을 지키기 위한 여러 가지 지혜를 발휘했었다.
 
 #삼복의 세시풍속
 우리나라의 삼복(三伏)풍속으로 조선시대 궁중에서 더위를 이겨 내라는 뜻에서 높은 벼슬아치들에게 빙표(氷票)를 주어 관의 장빙고에 가서 얼음을 타가게 했다.
 복중에는 더위를 극복하는 방편으로 아이들과 부녀자들은 여름 과일을 즐기고, 어른들은 주식(酒食)인 술과 음식을 마련해 산간계곡으로 들어가  하루를 즐겼다.
 한편으로 해안지방에서는 바닷가 백사장에서 모래찜질을 하면서 더위를 이겨내기도 한다. 복날과 관계있는 속신으로 `복날에 시내나 강에서 목욕을 하면 몸이 여윈다’는 것이 있다.  이러한 속신(俗信) 때문에 복날에는 아무리 더워도 목욕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초복에 목욕을 하였다면 중복과 말복 날에도 목욕을 해야 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복날마다 목욕을 해야만 몸이 여위지 않는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또한 복날에는 벼가 나이를 한 살씩 먹는다고 하며, 복날마다 마디가 하나씩 생겨 셋이 되어야만 비로소 이삭이 패게 된다고 한다.  

 #삼복의 시절음식
 예로부터 복날에는 보신을 위해 특별한 음식을 장만해 먹는데, 개를 잡아서 개장국을 만들거나, 중병아리를 잡아서 영계백숙을 만들어 먹는다. 더위를 먹지 않고 질병에도 걸리지 않는다 해 팥죽을 먹거나 아이들과 여자들은 참외나 수박을 먹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의하면 “개고기는 오장을 편안하게 하며 혈맥을 조절하고, 장과 위를 튼튼하게 해 기력을 증진시킨다”고 기록돼 개장국은 우리 민족이 건강식으로 널리 즐겼음을 알 수 있다.
 여름에는 보리, 토마토, 가지, 오이, 수박, 감자 등 음성을 지난 음식이 많이 난다. 보리는 시원한 성질이 있으므로 쌀밥보다는 보리밥을 많이 먹도록 한다. 또한 여름철에 즐겨먹는 오이냉국은 땀으로 빼앗긴 수분, 염분, 비타민 C를 공급해주는 아주 좋은 음식이다.
 특히 과일이나 야채로 만든 주스, 곡류로 만든 미숫가루는 물론 보리차, 율무차, 매실차, 오미자차, 감잎자 등의 각종 차나 콩국도 좋다. 여름 과일을 충분히 먹으면 몸에서 요구하는 비타민 C도 넉넉히 섭취하게 되어 상쾌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는 말처럼 땀을 많이 흘리는 계절에 원기(元氣)를 회복하는 음식을 마련해서 더위를 이겨낸 조상들의 지혜가 돋보인다.  

 #삼복에 주의할 음식
 우리가 전통적으로 여름에 많이 먹은 음식들은 대부분 무더위를 이길 수 있는 음식들이다.
 하지만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보면“여름에는 열에너지가 모두 겉으로 나오고 음기는 속으로 들어간다. 체내에 음기가 많아지면 열에너지인 양기는 쇠약해지니 몸이 차가워지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배를 차갑게 하지 않으려면 무턱대고 차가운 음식을 먹으면 좋지 않다. 또한 삼계탕도 평소 몸에 열이 많거나 소양인에 가까운 사람이라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음식전문가 김현희씨는“여름철 보양음식은 입맛을 돋우고 기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자주 섭취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 있다”며“비만에 고지혈증이나 당뇨병, 지방간 증세가 있는 중년 남성이 동물성지방이 많은 보양식을 과다섭취하면 병이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육류, 달걀 등에는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 있어 동맥경화증의 원인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간경변증, 췌장염, 담석증 환자가 고지방, 고단백질 음식을 폭식하면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여름철 보양식은 동물성 지방이 많지 않은 것을 적절히 섭취하는 조리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삼계탕은 닭고기의 껍질을 벗겨 조리하고 국물을 반 정도만 마시면 지방 섭취를 줄일 수 있다.  
 
 #삼복더위 퇴치법
 더운 여름에는 땀을 흘리는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에어컨을 지나치게 사용하면 땀이 배출되지 못하고, 몸의 음기가 양기보다 강해져 냉방병이 생긴다. 피로, 무기력, 두통, 어지럼증, 소화불량, 요통, 가슴이 답답해지는 증상 등이 나타난다.
 냉방병은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고 냉방기구의 사용을 자제하면 수일 내로 증상이 호전된다. 그러나 공공장소에서는 냉방 기구를 임의로 조절하지 못하므로, 직접 냉기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전통적인 여름철의 건강비법으로 두한족열(頭寒足熱)“머리는 차갑게, 배는 따뜻하게”하라는 말이 있다. 머리가 맑지 못할 때 찬물로 세수를 하거나 머리를 감으면 훨씬 좋아진다. 그렇다고 얼음을 머리에 갖다 대는 것은 지나친 방법이다.
 보양식 한 그릇에도 조상들의 지혜가 듬뿍 담겨 있고, 대나무 대자리에 멋과 풍류가 깃들어 있다. 자연에 순응하며 한여름 땀은 보약이라 생각하면, 여름나기가 조금 가벼워지지 않을까?
 /차영조기자 cyj@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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