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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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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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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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이는 주로 물긷는 데 쓰는 질그릇이다. 때문에 ’물동이’라고 더 많이 부르는 것 같다. 봄바람난 동네 처녀가 “나도 몰라 내던지고  단봇짐을 싼다”는  물동이다. 이것이 세월이 흐르면서 `양(洋)동이’가 돼버렸다. 함석이나 알루미늄 따위로 만든 서양식 동이다. 과학의 발달은 양동이도 밀어냈다. 그 자리를 플라스틱이 덥썩 꿰차고 앉은 모양새다. 어쩐 일인지 플라스틱동이라고는 않는 것 같다. 플라스틱 물통이다.
 물을 담아두는 그릇이 발달함에따라 플라스틱 물통도 자리가 흔들리는 것 같다. 화장실 청소같은 허드렛물을 담는 데 많이 쓴다. 쓸모 한 가지를 더 보태면 비오는 날 빗물받이다. 큰비가 쏟아지는 날은 호사를 누리기도 한다. 공공기관 건물  한가운데를 떡하니 차지할 수 있어서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옹기종기 `군락’을 이룬다.
 지난 주말 대구·경북지역에도 큰비가 쏟아졌다. 이른바 게릴라성 폭우로 지역 곳곳이 물난리를 겪었다. 시간당 93㎜가 내린 안동을 비롯해 경북 전역에 흙탕물이 흘렀다. 대구 또한 시간당 53.5㎜가 쏟아져 내렸다. 대구기상대 관측이래 역대 5번째로 많은 시간당 강수량이라고 한다.
 비 소식을 전한 지면들을 살펴보니 어김없이 플라스틱 물통 사진이 실려있다. 빗물 새는 동대구역 대합실이었다. 6년전에도 증축한지 두달도 안돼 빗물이 새는 바람에 시민들의 눈총을 받은 곳이 동대구역이다.  포항시청은 어떤지 궁금했다. 다행히 포항엔 10㎜정도에서 그친 모양이다. 덕분에 1000억원짜리 호화청사 로비에 빗물통이 떼지어 놓이는 볼썽사나운 장면만은 드러내지 않아도 됐나보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한번 샌 지붕은 또 샌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오는 날이면 포항시청 지붕을 자꾸 쳐다보게 된다. 그러나 저러나  남부지역은 오늘도, 내일도 게릴라성 폭우가  쏟아져 내릴 것이라는 예보다. 비 피해나 없으면 좋겠는데 걱정스럽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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