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수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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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 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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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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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부 아프리카의  이디오피아는 110만㎢가 넘는 국토의 5%만이 나무숲이라고 한다. 50여년 전만 해도  국토의 절반이 열대우림으로 뒤덮였다던 나라다. 그렇던 나라가 지금은  해마다  되풀이 되는 한발과  홍수에 시달리고 있다. 열대 우림이 없어진 탓이다.
 물은 순환한다.  열대우림의  큰 나무는 하루에  30 ~ 60ℓ나 되는 물을 빨아올려  대기 속으로 내보낸다.  이 수분은 대기 속에서 비가 되어  다시  돌아온다. 나무는 필요한 물을 이렇게 자급한다. 열대 우림이 파괴되면 이 순환도 없어져 버린다. 그러니 홍수와 한발이 안 일어날 수가 없게 된다. 숲을 학대한  결과다.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뒤덮인 도심은 유달리 덥다. 복사열 따위가 일으키는 현상이다.
 이런 도시에 공원숲이라도 있으면 시민들은 잠시라도 더위를 잊을 수 있다. 공원숲의 나무이파리들의 기공이 수분을 배출하는 덕분이다. 열대우림이나 산림이나 공원숲이나 나무의 기능은 똑같다.
 안동시가 가로수를 일부러 말려죽인 사람을 찾아달라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누군가가 송현동 가로수 5그루에 농약, 소금물 따위를 부어 말려 죽였기 때문이다. 어제 아침신문 뉴스들을 점검하다보니 `가로수 테러’란 제목이 눈길을 잡았다. 가로수가 이런 테러를 당하는 것은 대부분 업소의 간판을 가리기 때문이다.  돈벌이를 방해한 `괘씸죄’로  분풀이 대상이 되고만 꼴이다.
  가로수의 중요성을 새삼 늘어놓을 필요는 없다. 이 가로수들이 걸핏하면 테러를 당한다. 봄철이면 가지치기를 한답시고 싹둑싹둑 잘라내 그 모양은 흉물스럽기까지 할 정도다. 
 날씨가 더워지면 온갖 병해충들이 달라붙어 못살게 군다. 가로수의 처지에서 보면 사람에 이어 벌레까지 달려들어 테러를 자행하는 셈이 되겠다.여기에 농약세례라니….  가로수와 주민의 생업이 갈등을 빚지 않을 방안이 나와야 겠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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