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연인의 환생 그린 영화
이은주·이병헌 주연
“1983년 운명적으로 사랑했던 두 대학생이 2001년 환생의 인연으로 다시 만난다”
멜로영화 `번지점프를 하다’는 과거와 현재를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한 영화다.
김대승 감독은 과거와 현재의 인연이 맞닿는 지점에서 연인의 성(性)을 바꿔 놓는다.
때문에 동성애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남녀의 운명적 사랑이 긴 여운을 남긴다.
전반부 과거의 사랑이야기는 후반부 탄탄한 정서적 토대를 쌓는다.
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다정한 이야기 거리들은 소박하고 예쁜 그림을 그린다.
비오는 날 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인우의 우산 속으로 뛰어든 태희. 이들의 사랑이 시작된다.
인우는 태희가 같은 대학 조소과 학생임을 알고는 자신이 국문과 학생임을 망각하고 조소과 학생이 되어 산다. 어느날 군대에 가는 인우는 입영열차를 기다리며 당연히 태희가 와 줄 것으로 믿지만 ….
과거의 이야기들은 파노라마 사진을 넘기듯 간결하게 넘어간다.
현재의 시점에 도달해서야 관객들은 그 간결함이 후반부를 전개하기 위한 생략장치였음을 알게 된다.
선생님이 된 인우는 평범하고 건실하다. 과거 사랑의 기억은 어느 곳에도 없는 듯하고 그의 눈에 듬직하고 건장한 제자 현빈이 들어온다.
잊은 듯하던 과거의 기억들이 멈추는 곳마다 자꾸만 그 녀석이 있다.
사랑하는 연인을 현재와 과거로 갈라놓게 한 사건이 어쩔 수 없이 진부하지만, 태희와 현빈이 같은 존재임을 암시하는 방법으로 평범한 요소들을 활용한 재치가 돋보인다.
80년대 분위기를 세심하게 묘사한 복고풍의 화면도 인상적이다. /남현정기자 nhj@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