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전쟁나면 권력층 자녀 먼저 참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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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전쟁나면 권력층 자녀 먼저 참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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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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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0년만에 북한을 탈출한 국군포로 A씨(84)는 지금 5개월째 제3국에서 귀국을 고대하고 있다. 그는 “24세에 고향을 떠나 60년이 지난 84살에야 고향을 찾게 됐다. 북에서 보낸  60년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애끓는 눈물의 세월이었다”는 편지를 썼다. 그는 이 편지를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전해달라고 신신당부했다.
 그의 편지는 최근 그가 머물고 있는 제3국을 방문한 선진당 박선영 의원을 통해 국내에 소개됐다. 그가 60년 동안 북한에서 받은 `짐승같은’ 대우는 소개할 필요조차 없을 것 같다. 북한 주민들이 굶어 죽어가는데 `국군’ 출신인 그가 지금까지 목숨이 붙어있다는 사실이 기적같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의 편지가 우리의 가슴을 치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그는 “만약 다시 전쟁이 나면 대통령·국회의원·장관 등 권력자 자식들이 먼저 참전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6·25 때 마오쩌둥(毛澤東) 주석의 아들이 중공군으로 참전해 전사했고, 러일전쟁 당시 일본군 사령관 아들 2명이 고지탈환 전투에서 전사한 사례를 들었다. 1950년 국군에 입대한 그가 당시 목도한 지도층과 지식인들의 병역기피 현상에 대한 엄숙한 고발이다.
 문제는 60년 전 6·25 당시 권력자와 그 자식들의 병역기피가 과연 얼마나 시정됐느냐, 아니면 더 심각해졌느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국군포로 A씨가 개탄한 권력자와 그 자식들의 병역기피는 더 교묘·악랄해졌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만 열리면 병역기피 의혹이 제기되고 군대 가지 않으려고 `생니’를 뽑은 가수가 등장하는 판이다.
 당장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김황식 전 감사원장은 60년 동안 북한에서 학대받은 국군포로 A씨에게 사과해야 한다. 김 후보는 친형이 원장으로 있는 병원에서 징병검사 연기를 위한 진단서를 끊고 이런저런 병명을 대다 결국 병역을 면제받았다. 양쪽 시력 불일치로 징집을 면제받은 그가 고등학생 시절 농구선수로 뛰었다는 사실이 더 기가 막힌다.
 더 큰 문제는 청와대다. 이명박 대통령이 병역을 마치지 않아 그 숱한 비판을 받아왔고 또 이명박 정부 고위공직자 상당수가 병역을 미필해 `천안함’ 사태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는 비난을 받았음에도 또다시 병역미필자를 총리후보에 지명한 것이다. 그 배짱과 무신경에 분노가 치민다.
 국민의 병역의무 이행률은 89.4%다. 국군포로 A씨가 말한대로 나머지 10%에 속한 대통령·국회의원·장관 등 권력자 자식들은 전쟁이 나면 제일 먼저 전쟁터로 내보내야 한다. 병역미필자가 멀쩡한 모습으로 공직을 맡겠다고 나서는 모습은 더는 용납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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