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의 고정금리 대출 비중이 금융위기 이후 가장 커졌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에서 고정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4.3%로 집계돼 리먼 브러더스 파산 직전인 2008년 8월의 17.2% 이후 가장 높았다.
2000년대 초 20~30%에 달하던 고정금리 비중은 점차 낮아져 2008년부터는 한자릿수에 머무르는 때가 잦았다. 지난 6월 7.3%까지 내려갔던 고정금리 비중은 그러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지난 7월 12.5%로 올랐고 지난달 다시 높아졌다.
한은 관계자는 “대출금리 상승세에 대한 부담으로 주택공사의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인 유(u)보금자리론 판매가 늘어난 게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유보금자리론은 지난 6월21일 출시 이후 약 3개월 만에 신청금액이 4조원을 돌파했으며, 실제 판매금액은 1조7000억원에 이른다.
앞으로도 대출금리 상승이 점쳐지는 데다 이처럼 고정금리 대출상품 판매가 활기를 띠면서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경제가 불확실하고 대출금리가 오르는 상황에서는 고정금리로 이자 부담액을 미리 묶어두는 게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전 사례를 보면 기준금리(과거 콜금리 목표치) 인상을 앞뒤로, 또는 가계대출금리 상승이 본격화하면 고정금리 비중이 커졌다.
2007년 8월과 2008년 8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렸을 때 고정금리 비중은 각각 전월의 9.9%와 8.8%에서 16.6%와 17.2%로 크게 올랐다.
기준금리 변동은 없었지만 2007년 7월부터 가계대출 금리가 7개월째 내리 오르자 고정금리 비중은 그해 7월의 9.9%에서 이듬해 2월 20.6%까지 커졌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선 당장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변동금리 상품을 선호하기 쉽지만 금리 상승기라면 고정금리가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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