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관이 받은 뇌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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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관이 받은 뇌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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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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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이탈리아 공무원들을  싸잡아  `소액매수 가능한 집단’으로  낙인 찍어버린 사례의 하나가 1970년대 걸프보고서였다. `Fondo Negro’니 `Omaggi’니 하는 말이 나온다. 앞의 것은 `검은 자금’그러니까 `비자금’이다. 뒷말은 `선물’을 뜻하지만 실제로는 `급행료’라고 이해하면 된다. 느릿느릿 움직이는 공무원들에게 기름을 쳐서 잘 돌아가게 하기위한 것이라고 했다. 긴 말하지 않아도 알아듣지 못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걸프조사위원회는 이렇게 흘러들어가는 돈이 “뇌물이라기 보다는 팁에 가까워서 불법으로 여기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정부발주 공사규모가 워낙 작고보니 선물도 소액이어서 큰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두 나라에선 `공공연한 팁’인데 굳이 문제 삼을 것도 없다는 자세였다.
 한국해양수산연구원 교수를 비롯한 감독관 6명이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아 일본에서 구입한 중고차 운반선을 해기사 양성용 실습선으로 고치는 사업에 관여하면서 돈과  술대접을 받고는 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그 대신 공사감독을 하는 둥 마는 둥 포항의 어느 조선소가 멋대로 하도록 눈감아버린 모양이다.
 이 감독관들은 모두 11번에 걸쳐 1500만원에 상당한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았다고 한다. 걸프보고서 논리대로라면 `검은 자금에서 나온 팁’일지도 모르겠다. 분명한 것은  이들이 몸담은 곳은 준국가기관이고 국고보조금 220억원이 들어가는 사업의 감독관이란 사실이다. 기업쪽에서 보면 `푼돈’일지도 모르지만 준국가기관의 조직원으로서는 매우 적절치 못한 짓을 저지른 것이다. 목민심서(牧民心書)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뇌물을 주고 받는 일을 누군들 비밀히 하지 않는 이가 있을까마는 밤중에 한 일이 아침이면 이미 널리 퍼지게  마련이다.” 누가 찌르지 않았어도 출근 길에 풍긴 술 냄새가  단서가 됐는 지도 모를 일이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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