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 일당이 서울 서초경찰서에 붙잡힌 것도 우연한 일은 아닐 것이다. 서울 서초구는 서울의 노란자위로 공인돼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훔친 소나무들은 부유층 별장 여러곳에 팔려나갔다고 한다. 이러고 보면 소나무도둑은 이들에 그치지는 않을 게 뻔해 보인다. 소나무의 자태가 조금이라도 색다르다 싶으면 `찍새’들이 눈독을 들였을 테니 이를 탐낸 눈이 어디 한둘이었겠는가. 더구나 소나무는 국토 어디에 가나 가장 많이 심어져 있지 않은가.
명품 소나무들은 운반·판매 과정에서 말라죽기도 한다. 실제로 6000만원 짜리 `쌍관’을 비롯한 희귀목 여러 그루가 희생되기도 했다는 얘기다. 결국 소나무는 잘 생긴게 죄가 되어 천수를 누리지 못하고 비명횡사한 꼴이다. 제자리에서 살게 했으면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후대에까지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였을 소나무들이다. 안타까운 노릇이다.
소나무 절도단은 전국 산야에 깔려있을 것이다. 훔쳐온 소나무를 사들여 비싸게 파는 `장물아비’들 또한 전국 곳곳에 득실거릴 것으로 생각된다. 이토록 많은 인원을 지자체 산림담당이나 경찰만으로는 감독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온 국민이 산림감시원이 되고 보호자가 되어야 할 때다.
나무 한 그루에서 인류가 거두는 혜택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설령 소나무 도둑들이 지자체 경계를 넘는다 해도 전국경찰이 힘을 합쳐 잡아내야 한다. 범인은 물론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 녹색의 중요성이 어느때보다 강조되는 이 시대에 나무도둑보다 더한 배덕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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