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시골 어디에 가도 아파트가 즐비하다. 주거시설이 현대화됐으니 집집마다 수도시설을 갖추고 산다. 생활하수는 파이프를 타고 빠져 나간다. 요즘 아이들이 허드렛물이 흘러나가는 `수채’라는 것 자체를 아는지 궁금하다. 수채를 모르면 `수채통’ `수챗구멍’을 알 턱이 없다. 하수구(下水溝),하수돗물이 수채, 수챗물을 밀어내고 세대교체를 한 셈이다.하늘 아래 첫 동네가 아니라면 말이다.
살기가 편해진 대신 상·하수도 시설이 사고를 쳤다 하면 대형이기 일쑤다.얼마 전 서울 한복판 광화문 일대에 물난리가 났던 게 생생한 사례다. 그때 끊임없이 춤추던 하수구 뚜껑은 하수행정의 상징물과 다름없다. 그 무거운 쇳덩어리가 춤출 정도로 하수도관의 `동맥경화’가 중증이었던 탓이다.
포항에서도 지난 22일 오거리 일대 4만 가구가 9시간 동안 물이 끊겨 또다른 `물난리’를 겪었다. 하수관거 정비공사를 하다가 땅속 상수도관을 잘못 건드린 탓이었다. 포항 하수관거 공사는 이달 들어 벌써 두 번째 사고를 일으켰다. 지난 8월에도 단수 사고를 일으키지 않았던가? 월초에는 지하 고압선을 잘못 건드려 단전 사고를 일으켰다.공사를 하면서 사고를 골고루 일으킨 꼴이다. 애물단지이고 사고뭉치다. 민자사업이라고 `나 몰라라’하던 포항시 관계자는 “앞으로는 제대로 관리하겠다”고 했다. 진작에 할 수 있는 일을 왜 `모르쇠’로 뻗댔던가? 그것참 괘씸해 하는 시민들이 많을 것만 같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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