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의 공무원 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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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의 공무원 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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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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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綠色)하인리히’는 괴테의 `빌헬름 마이스터’와 비견되는 교양소설로 일컬어진다. 19세기 독일계 스위스 작가 G.켈러의 자서전과도 같은 4권짜리 장편소설이다. 켈러와 관련된 일화가 하나가  전해진다. 어떤 사람이 켈러를 모임에서 만났다. 그는 “뵙게돼 크나큰 영광”이라면서 “선생님은 확실히 그 작품을 심장의 피로 스셨겠지요.”라고 한껏 너스레를 떨었다. 이 말은 들은 켈러는 무덤덤하게 응대했다고 한다. “아니 뭐,별로. 그저 잉크로 썼을 뿐인데요.”
 상주시 공무원을 상대로 칭찬인지 비아냥인지 모를 소리를 한 상주시의원이 시민들의 입방아에 올랐다고 보도됐다. 상주시청 B계장은 문화관광과 소속이다. 이 B계장이 휴일인데도  잠바차림으로 상주문화회관에 나타나 공연중인 호랑이와 곶감을 관람했다고 상주시의회 A의원이 상주시청 홈페이지 `칭찬합시다’에 올렸다. A의원은 그러면서 “B계장이 한쪽에서 조용하게 관람을 하고는 공연이 끝나기가 무섭게 자취를 감춰버린 것은 오로지 그림자 같이 직분에 충실한 공무원”이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나 정작 B계장은 “여러 차례 삭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면서 “글 내용엔 칭찬의 문구가 아닌 비판이 다소 내포돼 있다”고 불만이라고 한다. 어제 아침 경북도민일보의 보도다. 이쯤되면 칭찬인지 비아냥인지 듣기에만도 아리송해지고 만다. 직무수행을 하러간 담당부서의 책임자가 공연 끝나기가 무섭게 사라진 것이 그림자 같이 직분에 충실한 것이라니 무슨 소리인지 알 듯  말 듯 난해하기 짝이 없다.
 이런 경우에 딱 들어맞는 어록들이 있다. 먼저 A.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이다. “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함은 칭찬받을 값어치가 없다. 왜냐하면 당연한 일은 우리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F.로슈코프의 `잠언과 고찰’에 나오는 말이다. “칭찬하는 비난도 있고 헐뜯는 칭찬도 있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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