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어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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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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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에서 여름으로 바뀌어가는 과정을 보느라면 손이 척척 맞는 작업같이만 생각된다. 뜻이 맞으면 눈빛만 봐도 그 마음을 읽을 수 있다더니 꼭 그렇다. 정비석의 `성황당’에 그런 대목이 나온다. “산 속의 봄은 유난히도 짧았다. 뻐꾹새가 울어서 봄이 왔나 보다 하고 한겨울의 칩거에서 해방되어 산으로 오르기 시작하면 벌써 두견새 꾀꼬리가 노래를 부르고 뒤이어 매미가 `맹맹맹 맹맹맹’하고 한가로운 산 속의 여름을 돕는다.”
 겨울이 코앞에 닥친 계절이다. 그렇건만 뜬금없이 철이 지나도 한참 지난 봄과 여름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공조(共助)를 말해 보고 싶은 마음에서다. 앞에서 용례로 든 대목을 보면 공조가 착착 이뤄지면서 여름날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마치 톱니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것만 같다. 잘되게 하고, 좋아지게 하는 데에  도움의 참뜻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공간을 동해로 옮겨 본다. 동해에서도 공조가 이뤄진다. 오징어철이 되면 그 공조는 더욱 활기를 띤다. 그게 `불법 공조’이어서  문제이고 탈이다. 대형기선저인망(트롤)어선들이 채낚기 어선들과 손을 잡고 동해 어족자원의 씨를 말리는 짓은 새삼스러운 일도 아니다. 집어등 한 차례 밝혀주고 채낚기 어선이 받는 사례는 어획량의 30%라고 한다. 이른바 `삼칠빠이’가 불법공조의 대가다.
 이를 뿌리 뽑겠다고 당국이 팔을 걷었다. 경북도는 불법어업신고 포상금으로 최고 200만원을 내걸었다. 수사기관이 확인하는 물량에 따라 포상금 액수가 달라진다. 포항해경은 지난달 29일부터 `특별단속’을 시작했다. 당국은 노력한다지만 의구심은 여전히 남는다. 이미 50년이나 묵은 악습을 왜 이제까지 뿌리 뽑지 못하고 있다가 연례행사로 엄포 놓기만 되풀이하느냐는  의문이다. 동해가 넓다지만 50년 묵은 관행조차 파악 못하고 있다는 말인가. 공조는 좋은 것이지만 그 앞에 `불법’이 붙으면 제살 파먹는 어업 밖에 되지 않는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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