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반열에 드는 사람은 많지만 한 사람 더 든다면 옛 중국의 장자(莊子)를 꼽을 수 있다. “하늘 이불,땅 자리, 산 베개하고/ 달 촛불, 구름 병풍, 바다로 술 빚었네./ 거연히 취해 일어나 춤추나니/긴 소매 곤륜산에 왜 이리 걸리는고.” 그의 소요유(逍搖遊)에 나오는 시다. 아무 것에도 구속되지 않고 소요자재한다는 뜻이다. 그는 그런 자유사상가였다.
포항 인덕노인요양센터의 운영자 이 아무개씨가 “재산 `0’원”을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화재 참사로 숨진 할머니 10분의 위로금 부담을 못하겠다는 자세다. 그러나 그는 포항에서 요양시설 3개를 운영하는 가 하면 요양시설 2개를 더 지으려고 땅도 마련했다고 한다. 포항시가 밝힌 내용이다. 혹시 땅 사느라고 돈을 다 써버려 현찰이 없다는 소리를 하는 것인가?
재산 `0’원을 인증 받기는 애당초 그른 일인 것만 같다. 그의 뻗대기를 납득할 사람이 없겠기에 하는 소리다. 그가 `무소유’를 실행하는 것은 아닐 터이다.게다가 디오게네스,장자와 같은 자유사상가들과 같은 반열에 오르겠다는 것은 더욱 아닐 것이다.하기야 정신 재산이 떡고물처럼 켜켜이 쌓여 있다고 해도 두 눈 뜨고도 못 보는 사람도 많은 세상이기는 하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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