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노벨물리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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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노벨물리학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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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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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 쇼는 1925년 자신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1925년에 글 한 줄 안 썼는데 아마 그래서 주는가 보다’라고 했다고 한다. 1952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결정된 알버트 슈바이처는 `병원의 많고 많은 치다꺼리를 두고 훈장 나부랭이 받을 시간을 내겠는가’고 일축했다. 프랑스 화가 드가는 `활 쏘는 사냥꾼’이란 그림에 대한 논평을 요구받고 `상을 잘 겨누고 있군’ 이라는 독설을 퍼부었다.
 상에 대한 언사(言辭)는 우리에게도 있다. 당대의 석학으로 불리는 이어령이 `인간엔 두 종류가 있으니, 아무 일 않고도 상을 타는 사람과 많은 일을 하고도 타지 못하는 사람이다.’라고 했다. 그는 이런 말도 남겼다. `나이 사십을 넘어서도 상 좋아하는 사람은 영원히 어른이 될 수 없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를 듣고 노부부가 안방에서 부둥켜안고 눈물을 찔끔거렸다는 말도 있었지만, 어쨌든 점잖은 터수에 상을 너무 바라는 모양새는 보기에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노벨상 발표의 계절이 한참 지난 요즘 우리 언론에 비친 노벨상 이야기 한 토막이 눈길을 끌고 있다. 우리나라 국적의 재미물리학자 김필립 컬럼비아대 교수가 받을 수도 있었던 올해 노벨물리학상을 위원회의 실수로 못 받았다고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가 문제제기를 하고 나섰다는 뉴스다. 김 교수는 신물질인 그래핀의 주요 물리적 특성 세 가지를 모두 밝혀낸 유일한 인물이기 때문에 올해 수상자 두 사람 외에 공동수상자로 이름이 올려졌어야 마땅했다는 거다.
 국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김 교수는 말했다.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과학자의 최종목적이 상은 아니다.” 울림이 큰 말이다. 이어령이 말하는 `많은 일을 하고도 타지 못하고 만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인 것 같아 우리 국민들은 지금 정말 아쉽고 안타깝다.  정재모/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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