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도 이젠 재난대비에 눈 돌려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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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도 이젠 재난대비에 눈 돌려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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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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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에 `눈폭탄’이 쏟아졌다. 28.7㎝를 기록했다. 포항시 동해면엔 52㎝가 내렸다. 엊그제 오후부터 내린 눈이다. 1942년 포항기상대 관측이래 가장 많은 적설량이라고 한다. 좀더 가까운 기록을 보면 1981년 1월15일 17.3㎝가 가장 많다. 이를 잣대 삼더라도 30년만의 기록이다.
 포항은 좀처럼 큰 눈이 내리지 않는 곳이다. 때문에 대비가 충분치 못한 가운데 이번 눈폭탄을 맞은 셈이다. 그렇고 보니 도시는 얼어붙다시피 되고 말았다. 도시가 거의 마비됐다는 소리다. 하늘길, 바닷길이 막힌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도로마저 곳곳이 끊기고 20여곳이 통제됐다. 제설 작업도 큰 효과를 내지 못했다. 도로는 얼음판이 돼버려 운행 중인 차량들은 엉금엉금 기다시피 해야 했다. 그 혼란과 혼잡상이 눈에 보이는 듯하다.
 게다가 경북은 지금 구제역 확산으로 난리가 난 상태다. 구제역에 눈폭탄까지 맞은데다 재난이 엎친 데 덮친 꼴이 돼버렸다. 연일 계속되는 강추위 속에서 구제역 방역작업을 하기만도 힘든 판이다. 여기에 눈까지 치워야 하는 상황이니 체력이 바닥나게 생겼다. 교통대란은 물류유통 중단으로까지 이어졌다. 선박 입출항과 하역작업이 모두 중단되고 말았다. 눈폭탄이 산업물류까지도 발을 묶은 셈이다. 위기는 혼자 오는 법이 없다더니 그 말이 맞는 것만 같다.
 가장 걱정스러운 일 가운데 하나가 농사 피해다. 눈이 내렸다하면 으레 피해 대상이 되는 것은 하우스 재배시설이다. 이번처럼 큰 눈의 무게를 이겨내지 못하고 주저앉은 재배시설들이 얼마나 많을지 가늠하기조차 쉬워보이질 않는다. 피해규모 파악과 복구를 비롯한 후속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본다. 축산에 이어 시설재배농사까지 재난을 입었고 보면 농민들을 위로할 말을 찾기도 어려운 처지가 되고 말았다.
 앞으로도 기상재해는 점점 더 심해질 전망이다. 멀리 갈 것도 없다. 연초에 폭설과 강추위로 시작해 연말에도 똑같은 양상을 되풀이한 지난해만 생각해도 충분하다. 이번 겨울 또한 지난해와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앞으로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기상재해를 당하고 그때만 넘기면 그것으로 끝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판박이 재난이 꼬리를 문다. 대규모 자연재해와 맞서 이겨낼 수는 없다. 그러나 피해규모를 최대한 줄이는 것은 사람의 몫이다. 늘 당하면서도 대비에 소홀한 타성과 맹점부터 바로 잡아야 하리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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