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장관은 지난해 12월31일 진급한 장성들에게 “전투형 군대로 거듭나기 위해 장군들이 관행으로 해오던 몇 가지가 없어져야 한다”고 했고, 신년사에서도 “상급자부터 권위 의식과 불필요한 격식, 누리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조치의 일환으로 `별들의 특권’처럼 인식돼온 온갖 `악세사리’들을 폐기처분토록 한 것이다.
군대는 `전쟁’을 전제로 탄생한 존재다. 군대의 주인인 군인에게는 `전투’를 통해 전쟁에서 이겨야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군인 가운데 장성은 휘하의 군대를 최적화한 상태로 전쟁에서 승리해야 하는 사명이 부여됐다. 그런데 우리나라 장성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은 “번쩍 번쩍”하는 `별판’이다. 승용차 번호판도 없이 별판을 달고 도로를 질주하는 장군들의 승용차는 전쟁과 전투와 전혀 관계없는 `권위의식’에 불과하다.
모든 군인에게는 `전투화’가 보급된다. 일상생활도 `전투’의 일환이기 때문에 군인은 전투화를 상용해야 한다. 그런데 장군들은 전투화 대신 지퍼가 달리고 번쩍이는 장군화를 신었다. 실제 전투에 도움이 안되는 장식품에 불과하다. 끈달린, 얼룩덜룩한 전투화를 신은 장군들의 모습이 얼마나 믿음직하겠는가.
북한군 장성들이 입은 정장에는 어깨부터 배까지 훈장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싸구려 깡통으로 만든 듯 조잡하기 짝이 없다. 전쟁놀이하는 어린애들이 딱지를 오려 가슴에 덕지덕지 붙인 인상을 준다. 그런데 우리나라 장성들도 군복에 각종 휘장을 패용하기를 즐겨왔다. 미군 장성들이 사병들과 똑같이 얼룩무늬 전투복을 입고 근무하는 것과 대조를 이룬다. 김 장관 지시로 장군들의 가슴에 달린 휘황찬란한 휘장들도 모습을 감추게 됐다. 속이 다 시원하다.
김관진 장관에 이어 김상기 신임 육군총장도 육군 장군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군은 오로지 전쟁에 대비하는 조직이다. 전투와 관련없는 행정·낭비 요소를 과감히 척결해 전투형 군대로 변화시키는 것이 우리 장군단의 시대적 소명임을 인식하고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으로 모범을 보이자”고 촉구했다. 참으로 바람직한 변화다. 김 장관과 김 총장의 군개혁이 군을 강하게 하고, 그래서 안보를 튼튼하게 만들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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