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빈 해병대 자원입대’-부끄러운 공직자와 재벌2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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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빈 해병대 자원입대’-부끄러운 공직자와 재벌2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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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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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윤 환 (언론인)
 
 
 TV 드라마 `시크릿 가든’으로 인기 절정인 배우 현빈이 해병대에 지원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참 기분좋은 뉴스다. 이명박 정부 고위공직자 가운데 상당수가 병역미필자라는 사실과 운동선수와 연예인들이 병역을 회피하려고 온갖 기괴한 방법을 동원하는 마당에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배우가 북한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으로 안보가 불안한 상황에서 그것도 `해병대’를 지원했다니 꼭 한번 안아주고 싶은 심정이다.
 현빈의 해병대 자원 소식에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이 홈페이지에 `현빈의 노블리스 오블리주’라는 제목으로 칭찬했다. 그는 “요새 세상의 노블리스는 연예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현빈이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했다”고 했다. 현빈 입대에 얼마나 감격했으면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그에게 적용했을까?
 노블리스 오블리주는 영국 등 유럽왕실의 왕자들이 전장에 자원 입대하는 도덕적 의무이행을 말한다. 현빈은 인기절정의 연예인일지언정 `노블리스 오불리주’의 범주에 들어간다고 할 수 없다. 또 우리나라는 징병제 국가다. `모든 국민’에게 병역의무가 부과되어 있다. 따라서 전 의원이 흥분할 정도로 현빈의 입대가 놀랍고 충격적일 수 없는 일이다.
 전 의원이 왜 `감격’했는지 안다. 연예계는 병역 비리의 온상이었다. 톱 배우 송승헌, 장혁, 한재석은 2004년 소변을 바꿔쳐 병역을 기피했다. 가수 싸이는 2005년부터 35개월간 산업기능요원으로 군복무를 마쳤지만 2007년 부실복무로 판정받고 재입대를 통보받았다. 송승헌, 장혁, 한재석은 결국 군에 입대해 반성의 시간을 가졌고, 싸이는 재입대로 2번이나 군생활을 해야했다. 최근에는 가수 몽이 어금니를 송두리째 발치하는 방법으로 병역을 기피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탤런트 박해진은 `정신병’으로 면제받았지만 멀쩡하게 연예활동을 해오다 다시 군에 가게 생겼다. 연예인도 아닌 `비보이’라는 댄스그룹 멤버들이 어깨를 탈골시키거나 정신병을 위장했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병역기피 연예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기피’ 분위기가 고조되자 자진입대하는 연예인들이 부쩍 늘었다. 2PM의 택연이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현역 입대할 뜻을 밝혔다. 연평도 사태 직후다. 그에 앞서 보이그룹 신화의 앤디 역시 미국 영주권을 반납하고 논산훈련소에 입소, 현역병으로 복무 중이다. 신화의 또 다른 멤버 에릭도 미국 영주권을 포기한 뒤 2008년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대체했다. 원조 아이돌그룹 HOT의 토니안도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현역병으로 입대한 케이스. 가수 태진아 아들 이루는 영주권이 아닌 미국 시민권을 포기했다. 피아니스트 이루마는 영국 시민권을 포기하고 2006년 해군에 자원 입대했다.
 문제는 전여옥 의원이 주장한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진정한 대상들이 여전히 병역을 기피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명박 정부 고위공직자와 그 아들들, 재벌과 그 후계자들이 병역을 기피하고도 떵떵거리고 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재벌가의 병역 면제율은 33%다. 일반인 6.5%에 비해 5배 이상 높다. 수치로만 보면 재벌 2세들은 병역을 이행할 수 없을 정도로 심신이 부실한 자들만 모였다는 얘기다.
 그 중 삼성가는 대상 11명 가운데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사장 등 8명이 면제 받아 면제율이 73%로 가장 높다. 이 회장은 정신질환으로 승마 실력이 수준급이라는 이재용 부사장은 허리 디스크로 면제받았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몸무게 104kg 과체중으로 면제받았다. 면제 기준 103 kg 보다 불과 1kg 초과한 것이다. 밥 한끼 안먹으면 뺄 수 있는 체중이다. 살을 찌우기 위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지금 그는 날씬하다. 현대·기아차그룹 정몽구 회장 외아들 정의선 사장도 담장 결제다. SK그룹 최태원 회장도 과체중이다. 정 회장 동생인 SKT 최재원 부회장은 근시다. 재벌가의 `불구자’들이 너무 많아 더 이상 열거하기도 싫다. 전여옥 의원의 `노블리스 오불리주’는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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