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죽으면 내집을 헐어버리라”는 싱가포르 國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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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으면 내집을 헐어버리라”는 싱가포르 國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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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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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의 리콴유 전 총리는 쓸모없는 포구였던 싱가포르를 아시아 경제강국으로 만들었다.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했지만 국력이 말레이시아의 몇 배로 성장했다. 그는 싱가포르를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나라로 만들었다. 싱가포르는 그를 `국부(國父)’로 모신다. 30년 싱가포르를 통치한 그의 아들이 총리로 권력을 계승했어도 국민 중 누구도 이를 비난하지 않는다.
 그런 리콴유 전 총리가 “내가 세상을 떠나면 내집을 헐어버리라”는 유언을 남겼다. 리 전 총리는 “인도 초대 총리 네루나 영국 극작가 셰익스피어의 집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결국 폐허가 됐다”며 “내가 죽으면 집을 헐어버리라는 말을 내각에 해뒀다”고 말했다. 인간세상의 재물이 죽고 나면 덧없다는 사실을 일깨움이다.
 그는 “내 집이 남게 되면 주변 건물을 높이 올릴 수 없게 된다”며 “집이 철거되면 건물을 높게 지을 수 있어 땅값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집이 국가의 `성지’가 되면 이웃 주민들에게 경제적인 피해가 될 것을 우려한 것이다. 싱가포르 국민들로부터 `국부’로 추앙받는 것 이상의 더 무엇을 바라겠는가. 이런 지도자를 가진 싱가포르와 그 국민이 부럽다.
 우리나라 전직 대통령들은 퇴임하면 어김없이 `아방궁’을 지어 국민세금을 축낸다. 자기가 살집은 새로 증축하고, 경호원들이 거주할 공간까지 땅을 매입해 신축하는 바람에 수십, 수백억원이 들어가는 것은 보통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봉하마을 아방궁을 짓는 데 태광실업 박연차까지 끌어들였다고 비난을 받았다. 우리는 왜 리콴유 같은 지도자를 가질 수 없는 것일까.
 이명박 정부 출범후 공직자 인사청문회에서 재산이 문제돼 낙마했거나 재산문제에도 불구하고 임명돼 재임 중인 공직자는 하나 둘이 아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위장전입과 투기·탈세 등으로 거부를 축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문제된 재산을 “사회에 환원할 용의가 없느냐”는 물음에 “고려해보겠다”고 답변하고도 행동으로 옮긴 공직자는 한 명도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노벨상 상금 10억원을 헌납하겠다고 해놓고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오직 이명박 대통령만이 수백억원의 사재를 기부했을 뿐이다. 죽으면 입는 수의(壽衣)에는 주머니가 없다. 지폐 한 장 가져갈 수 없다는 의미다. 그런데 고대광실이 무슨 소용인가. 국민세금으로 아방궁을 지었어도 죽으면 그만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리콴유 같은 지도자가 나오기를 간절히 기다려 본다. 최소한 대통령이 되기 전 자기가 살전 집을 단 한평도 늘리지 않고 그대로 돌아가는 대통령이라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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