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사성폐기물관리공단이 경주에 첫 이삿짐을 풀었다. 예정보다 3년이나 앞당긴 이사다. 게다가 공공기관으로서는 전국에서 처음이다. 1일부터 정상업무에 들어간 방폐물관리공단은 지역대표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한 행사를 다채롭게 펼친다. 3일까지 홈페이지(www.krmc.or.kr)를 통해 실시한 산악용 자건거를 비롯한 선물행사가 푸짐하다. 5일 토함산 주변에 나무를 심고, 9일 경주벚꽃마라톤에 전 직원이 참가한다. 이 모두가 `경주 가족’이 되기 위한 `집들이 - 이사 떡’과 다름없는 노력이다.
이와 대조되는 게 한국수력원자력이다. 한수원 본사의 `경주도심 이전’을 둘러싸고 얽히고설킨 실타래는 풀릴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게다가 최근엔 경주시에 보낸 한수원 공문까지 공개돼 감정의 앙금마저 생겨버렸다.결국 서로가 삿대질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고 말았다. 엎친 데 덮친다더니 딱 그런 모양새다.
경주시와 한수원은 손을 맞잡고 머리를 짜도 부족할 판이다. 이런 때에 내홍까지 겪게 됐으니 도심이전을 지지하고 성원해온 사람들만 헛김 빠지게 생겼다.기관끼리 주고받은 공문 공개는 전례없는 일이다. 마치 요지경 속 같다. 오죽하면 “경주로 이전하기 싫은 판에 속내가 드러났다”는 소리까지 나올까 싶다.눈빛만 봐도 서로 마음을 읽는다고 한다. 경주시와 한수원은 아직 그런 경지에까지는 이르지 못한 모양이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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