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경찰의`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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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경찰의`해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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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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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희한한 일’ `우스꽝스러운 일’같은 것들을 `해프닝(happening)’이라고 표현한다. 영어전문가들에겐 이말을 듣고 그냥 넘기기가 매우 껄끄러운 모양이다. `콩글리쉬’인 까닭이다. 우리나라에서 첫 해프닝이 벌어진 때는 1960년대 중반이었다고 한다. 여류화가와 몇 사람이 첫선을 뵌 전위예술이 `해프닝’이었다나 보다. `해프닝’이 요즘처럼 이상하게 쓰이는 계기였다고 한다.
 일상생활에서 어떤 일이 뜻하지 않은 결과로 끝맺음을 하게 되면 `사건’이 되어버린다.  왕초보 낚시꾼이 월척을 낚아 올리는 경우 같은 것들이다.  `머리 얹으러 나간’ 초보 골퍼가 홀인원을 기록해도 같은 경우다. 박찬호가 장난삼아 던진 공이 야구초보가 마구잡이로 휘두른 방망이에 맞아 굴러가기만 해도 `큰 사건’이라 할만할 것이다.
 지난 14일 포항에서는 경찰역사에 기록으로 남을듯도  싶은  `사건’이 벌어졌다. 이날 포항남부경찰서가 벌이려한 가두행진을 포항터미널 주변 상인들이 `없던일’로 만들어버렸다. 경찰 행사는 유흥업소의 불법행위 예방이 목적이었으나 상인들은 길바닥에 누워버렸다. “손님들의 발길이 끊어진다”는 이유였다. 결국 경찰은 벌레 씹은 표정이 되어 물러서고 말았다. 해프닝도 되고, 사건도 되는 이 일이 그대로 덮어질지, 다른 조치가 뒤따를지는 두고 볼 일이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경찰과 세태의 변화다. 유달리 포항지역 유흥업소 여자 종업원들의 자살이 잦아서 눈길을 끄는 상황이다. 때문에 성매수 남자들의 가슴이 콩닥거리는 때다. 경찰의 홍보 가두행진이 상인들의 실력저지에 무산된 사실을 어떻게 풀이하면 될까? `호랑이 콧털뽑기’를 감행한 상인들의 변화는 또 무엇을 뜻하는지 한번쯤 생각해봐도 될 문제라는 생각도 든다. 경찰 방망이에 민주화의 싹이 튼 것인지, 아니면 솜방망이로 변질된 것인지도 해설이 필요한 대목일 것 같기도 하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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