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전국 평균기온은 통계를 잡기 시작한 이래 37년 만에 최저였다. 이에 따라 일조량은 평년의 68%수준이 고작이었다. 그 결과 과수농사와 토마토를 비롯한 모든 시설재배 농작물이 결딴났음은 이미 겪은 그대로다. 지난해 전국 과수 재배면적의 34%가 폐농위기를 겪었다는 사실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양상이 벌어질 조짐이다. 과수농사가 2년째 흉작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경북도내 곳곳의 과수들이 동해(凍害)를 입고 있어 반타작이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서고 있다.
포도, 복숭아, 블루베리 같은 노지재배 과수의 가지와 꽃눈이 얼어죽어 새순이 나오지조차 못하고 있다. 포도 주산지인 김천, 복숭아 주산지 영덕, 블루베리 주산지 고령·영천이 모두 똑같은 형편이라고 경북도민일보가 전했다. 지난 겨울 내내 혹한이 계속된데다 폭설마저 휩쓴 탓이다.
동해를 입기는 시설재배농작물도 마찬가지다. 토마토가 그 일례다. 포항 연일읍 일대 토마토 재배시설마다 생육정지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열매가 자라질 못하니 굵을 수가 없다. 쌀 농사도 걱정이다. 보온 못자리에 설치된 볍씨가 싹을 피우지 못하고 있다는 보도다. 포항·경주·영덕·울진 동해안 일대를 비롯해 산간지방이 모두 그렇다고 한다. 이대로라면 1년 전 꺾은 재해가 고스란히 되풀이되게 생겼으니 큰 걱정거리다.
지구촌이 온난화 현상을 겪고 있는지는 이미 오래다. 그런데도 한반도는 지난 겨우내 강추위, 눈폭탄에 시달렸다. 그런가 하면 여름엔 찜통더위와 물폭탄에 녹초가 된 1년을 보냈다.
기온이 높아지면서 생긴 북극의 차가운 제트기류가 남하하면서 생긴 현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올해라고 다를 게 없어보인다. 혹한 속에 가축전염병이 창궐해 곤욕을 치르고 나니 이번엔 이상저온이 흉작을 휘몰아오게 생겼다.
이 모든 게 자연을 크게 파괴한 인재(人災)의 결과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어찌할 것인가. 자연 복원은 온 지구가 하나가 되어 풀어야할 장기 과제다. 한두 나라가 짧은 기간 용을 쓴다고 될 일도 아니다. 이상기후 피해의 최전방에 서게된 꼴인 한반도야말로 재해 최소화에 더욱 분발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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