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옷치레가 번드르르하면 빈부(貧富)와 지위의 차이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는 말로 알아들으면 될 것 같다. 사람의 품위를 이렇게 한 순간에 뒤바꿔놓는 것이 토박이말로 `난벌’ 또는 `나들잇벌’이다. 요즘은 `외출복’이라고 해야 얼른 알아듣는다. 그 반대가 `든벌’이다. 실용성과 격식, 멋을 살릴 수 있는 게 `난들벌’ 또는 `든난벌’이다. 이 또한 `캐주얼’이라고 알아듣기 쉽다.
청도군이 상사업비로 받은 2억원 가운데 1억5000만원을 직원용 단체복 구입비로 썼다해서 도마 위에 올랐다. 조달청 단가로는 한 벌에 20만4000원짜리라고 보도됐다. 이 정도면 점퍼근무복치고는 상당히 비싼 옷이다. 그나마도 환경미화원을 비롯한 무기계약직 103명은 `찬밥’이었다. 이들은 신발을 포함해 24만 원짜리 산불진화용 근무복을 나눠줄 때도 그랬다고 한다. 이들 사이에서 “우리는 의붓자식이냐”고 볼멘 소리가 터져나오지 않는지도 궁금해진다.
재정자립도는 13% 수준인데도 청도군은 소속 공무원들의 입성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요새 옷값으로 20만원이 넘는 옷이면 `난들벌’로도 멋진 차림이 될 것 같다. 요즘 학생들 사이에선 “새 연필로 시험친다고 100점 맞느냐”는 우스개도 있다나 보다. 용역비까지 줘가며 비싼 옷을 단체복으로 사입은 청도군 공무원들이 `고비용 고효율’이나 이뤄낸다면 주민들의 눈길이 조금은 고와질는 지 모르겠다. 김용언/ 언론인
저작권자 © 경북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북도민일보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
▶ 디지털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