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군공무원의 옷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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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군공무원의 옷치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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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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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성은 옷을 일컫는 말이다. 이희승의 `형식주의’에 입성 이야기가 나온다. “한데서 가랑비가 내리면 방안에서 굵은 비가 쏟아지는 하꼬방 속에서 나서는 숙녀의 입성 차림새가 길에서 만나는 백만장자가 영부인(令夫人)의 의상이나 의복으로 분식하여, 그 미(美)의 효과를 실물 이상으로 높이 발휘하려는 접대부라는 현대식 존칭을 받는 여성군(女性群)의 외양이나 그 차이를 따져서 가려내기가 어려울 지경이다.”
 한마디로 옷치레가 번드르르하면 빈부(貧富)와  지위의 차이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다는 말로 알아들으면 될 것 같다. 사람의 품위를 이렇게 한 순간에 뒤바꿔놓는 것이 토박이말로 `난벌’ 또는 `나들잇벌’이다. 요즘은 `외출복’이라고 해야 얼른 알아듣는다. 그 반대가 `든벌’이다. 실용성과 격식, 멋을 살릴 수 있는 게 `난들벌’ 또는 `든난벌’이다. 이 또한 `캐주얼’이라고 알아듣기 쉽다.
 청도군이 상사업비로 받은 2억원 가운데 1억5000만원을 직원용 단체복 구입비로 썼다해서 도마 위에 올랐다. 조달청 단가로는 한 벌에 20만4000원짜리라고 보도됐다. 이 정도면 점퍼근무복치고는 상당히 비싼 옷이다. 그나마도 환경미화원을 비롯한 무기계약직 103명은 `찬밥’이었다. 이들은 신발을 포함해 24만 원짜리 산불진화용 근무복을 나눠줄 때도 그랬다고 한다. 이들 사이에서 “우리는 의붓자식이냐”고 볼멘 소리가 터져나오지 않는지도 궁금해진다. 
 재정자립도는 13% 수준인데도 청도군은 소속 공무원들의 입성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요새 옷값으로 20만원이 넘는 옷이면 `난들벌’로도 멋진 차림이 될 것 같다. 요즘 학생들 사이에선 “새 연필로 시험친다고 100점 맞느냐”는 우스개도 있다나 보다. 용역비까지 줘가며 비싼 옷을 단체복으로 사입은 청도군 공무원들이 `고비용 고효율’이나 이뤄낸다면 주민들의 눈길이 조금은 고와질는 지 모르겠다.  김용언/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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