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이후 올해까지 삼성은 계열사를 59개에서 78개로 늘렸다. 현대차는 36개에서 64개로, SK그룹은 64개에서 84개로, LG그룹은 36개에서 59개로 늘렸다. 롯데는 계열사가 46개에서 78개로 무려 32개가 늘어나면서 10대 민간 대기업 그룹 중 가장 많이 늘었다. 재벌의 고질병인 `문어발식’ 기업사냥이 극성을 부린 것이다.
그나마 재벌들이 자기돈으로 계열사를 늘렸다면 또 모른다. 자기 돈이 아닌 빚을 얻어 기업사냥에 뛰어들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재계 1위 삼성 그룹은 부채가 2008년 172조6150억 원에서 올 230조6890억 원으로 58조740억 원(33.6%)이나 증가했다. 부채 증가 규모 1위다. MB 정부 들어 가장 많이 계열사가 늘어난 롯데는 부채가 36조7800억 원으로 2008년보다 무려 90.0%(17조4240억 원)나 늘었다. 이명박 정부의 재벌에 대한 금융정책에 중대한 문제가 발견된다. 현대차도 부채가 2008~2011년 31조2250억 원이 증가했다.
더 묵과할 수 없는 것은 재벌들이 현금을 쌓아놓고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 기업사냥에 나섰다는 사실이다. 36조 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롯데는 2조4450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2008년보다 9715억 원(65.9%) 늘어난 것이다. 230조 원의 부채를 갖고 있는 삼성은 무려 16조4553억 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10대 재벌의 현금자산은 52조 원이 넘는다.
이들 재벌이 하이에나식으로 기업을 상냥하면서 보유하고 있는 현금으로 `일자리’를 창출했다면 비난이 덜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들은 일자리 창출에는 귀를 막고 눈을 막았다.
국민들은 전경련이 “103조 원을 투입해 일자리 300만 개를 창출하겠다”고 한 약속을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2009년 사상 최대 이익을 올린 30대 기업이 늘린 고용 인원은 겨우 2667명에 불과했다. 이명박 정부의 `기업프렌드리’ 정책을 몸집 불리는 데 이용만 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지난 3 년간 대기업 법인세 감면,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등 온갖 특혜를 제공했다. 고환율정책도 결국 재벌을 위한 정책이었다. 그 뒤에는 서민들의 희생이 있었다.
이명박 정부는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재벌들을 계속 감쌀 것인지, 아니면 재벌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도록 채찍질할지 선택할 시점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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