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예금보험공사는 지난해 138일 동안 부산저축은행을 공동감사한 결과 2조1000억원의 분식회계 사실을 적발하고 감사원에 이같은 사실을 보고했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부산저축은행이 상호저축은행법 등을 위반한 사실을 대검 중수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통보한 날자는 2010년 8월 12일로 정확히 9개월전이다.
그러면 부산저축은행의 2조 1000억원의 불법대출·분식회계가 적발된 이후 부산저축은행 사태가 터진 지난 3월말까지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부산저축은행 경영진은 2조원이 넘는 부정비리도 모자라 무려 8조원에 달하는 대형 금융비리로 내달았다. 고객예금을 빼돌리고, 심지어 해외로 자금을 도피시켰다. 적어도 작년 8월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조치가 취해졌으면 피와 땀이 밴 서민들의 예금이 허공으로 사라지는 사태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두말 할 것도 없이 부산저축은행 사태의 책임은 금감원에 있다. 반년 전 2조원 이상의 금융부정을 적발하고도 두손 놓고 서민들의 피해를 키운 것은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다. 뿐만 아니라 2조원 이상의 서민들 예금을 빼돌린 저축은행 경영진과 짜고 부정비리에 가담한 금감원 출신 감사들은 경영진 이상의 중죄인들이다.
그렇다고 감사원과 검찰의 책임이 면해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감사원이 2조 1000억원의 부산저축은행 금융부정을 검찰에 통보한 것으로 제 소임을 다했다고 할 수 없다. 금감원은 감사원 감사대상이기 때문에 2조원 이상의 부정에 금감원의 잘못은 없었는지 그 책임을 가렸어야 했다. 그랬다면 부산저축은행의 비리를 2조원대에서 막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
검찰은 또 뭔가? 검찰은 최근까지 감사원과 금감원에서 부산저축은행 부정내용을 제대로 통보하지 않아 수사가 늦어졌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그러나 감사원은 2조 1000억원의 비리를 작년 10월 검찰에 그 내용을 통보했다고 분명히 밝혔다. 검찰은 과연 6개월동안 뭘하고 있었다는 말인가?
지금 부산 민심이 흉흉하다. 부산저축은행 사태의 배경에 권력이 작용했고, 실세가 뒤를 봐줬다는 등 온갖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다. 감사원과 검찰, 금감원은 이같은 유언비어에 답해야 한다. 눈물로 지새는 부산저축은행 서민 고객들의 눈물을 닦아줄 책임이 이들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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