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병역면제 제도는 신성한 병역의무를 코메디로 전락시킨 악법이다. 우리나라는 징병제다. 헌법은 국민 모두에게 `병역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다만 심각한 심신장애가 있는 사람에 한해 예외를 인정했을 뿐이다. 그런데 이게 예체능특기자, 산업기능요원 등으로 확대되면서 국민의 10%가 병역의무를 면제받는 해괴한 꼴로 변질되고 말았다.
체육특기자 병역면제는 최악의 모순이자 제도다. 건강한 신체를 타고나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다면 누구보다 앞서 군에 들어가 나라를 지켜야 할 사람이 운동선수들이다. 그런데 월드컵에서 4강에 들었다고 후보선수까지 병역이 면제되고, 동네경기같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땄다고 선수명단에 들어간 모든 장정들이 군복무에서 제외되는 이런 나라가 과연 제정신을 가진 나라인가?
미국 프로야구 추신수 선수. 그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대가로 병역이 면제됐다. 그는 최근 미국에서 음주운전으로 경찰에 체포돼 수갑을 차는 수모를 당했고, 그 과정에서 미국 경찰을 돈으로 매수하려는 언행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나라망신이다.
만약 그가 병역면제를 반납하고 24개월 조국에 봉사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면 더 건전한 선수생활을 하지 않았을까? 아시안게임의 야구경기는 일본이 최강팀을 내보내지 않아 `동네야구’ 수준이었다. 거기서 우승했다고 우쭐대며 병역을 면제받은 우리 선수들이 안타깝다.
분명한 것은 모든 국민이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체육과 예능 특기자들이라고 예외가 있을 수 없다. 군대는 사회의 축소판이다. 체육과 예능 특기자들이 사회에서 활동할 영역이 있듯 군대에도 이들이 활동할 공간이 있다. 마음같아서는 장애인들까지도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게 나라를 걱정하는 국민들 심정일 것이다.
스위스는 장애인들의 병역을 면제하는 대신 방위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병역면제 제도 자체를 없애야 이빨을 빼고, 정신병을 위장해 병역을 기피하는 풍조를 뿌리뽑을 수 있다. 우리사회에 더 이상 `신의 아들’이 나와서는 결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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