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딘이 아니라도 한국사람의 조급성은 온 세계가 다 알아준다. `빨리빨리’가 그를 대표하는 말이다. 이 낱말이 어느 나라 사전에 올랐다는 소리를 들은 것 같기도 하다. 실제로 여행 중에`빨리빨리’를 아는 외국인과 만난 일이 있다. 식당에서 일하는 터키청년 이었다. 한국인 여행객들이 어지간히 볶아친 모양이다.
정부가 낙동강 살리기 사업 시한을 연말께로 몰아붙이자 곳곳에서 사고가 꼬리를 물고 있다. 빨리빨리 후유증이랄만 하다. 공기 (工期)단축은 한국건설업계의 장기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만큼 위험 또한 큰 것도 사실이다. 빨리빨리 몰아치다보니 대강대강이 끼어드는 까닭이다. 얼마전 닷새동안이나 단수사고를 불렀던 구미 해평보 임시물막이 유실 사고가 생생한 사례다. 이밖에도 대구 달성,구미,고령,상주,안동 사업현장이 모두 임시물막이 붕괴 위험지구로 꼽힌다. 장마가 지면 어쩔 수 없다는 얘기다.
`빨리빨리’가 어느 곳보다 강조되는 곳이 군대다. 그러면서도 `대강대강’도 `요령’으로 통한다. 때문에 두 가지를 절충해서 `대강 철저’가 우스갯소리로 오가기도 한다. 임시 물막이는 글자 그대로 `임시’다. 보(洑)가 완공되면 필요없어지는 시설이다. 그렇다고 공사를 대강하면 구미 단수사고 같은 일이 벌어진다. 장마철이 머잖아 다가올텐데 걱정이다. 더구나 올해는 모낼 걱정 안해도 될만큼 비가 많은 편이다. 김용언/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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