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캐럴 1문 앞에서 대구·경북 시민단체와 정당으로 구성된 `왜관미군기지 고엽제 매립범죄 진상규명 대구경북대책위원회’ 회원들이 고엽제 매몰 의혹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촛불 문화제를 열고 있다.
前 군무원 구자영씨 증언
“하우스씨 주장 헬기장 부근外
다른 2곳 매몰작업 직접 참여”
고엽제 매몰 의혹이 제기된 칠곡군 왜관의 미군기지 캠프 캐럴에 지금까지 알려진 헬기장 근처 외에 2곳에 더 독극물을 묻었다는 새로운 증언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캠프 캐럴에서 1960년대 말부터 33년간 군무원으로 근무한 뒤 미국에 정착해 살고 있는 구자영(72)씨는 지난 26일 이 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구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전 주한미군 병사인 스티브 하우스씨가 주장한 현 헬기장 부근의 매몰 상황을 자신도 목격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직접 매몰 작업에 참여한 새로운 2곳의 작업과 관련, 1972년께 캠프 캐럴 내 BOQ(독신장교숙소) 인근 공터와 소방서 앞 지역에 각각 깊이 30피트(9.14m) 정도로 테니스장 크기의 구덩이를 자신이 불도저를 동원해 팠으며, 그 2곳의 구덩이에 비슷한 양의 독극물이 매몰됐다고 말했다.
그는 “불도저로 판 구덩이에 드럼통 40∼50개, 5갤런짜리 캔 20∼30개, 병 종류20∼30개 정도를 파묻었다”고 기억하면서 “구덩이에 묻은 것이 화학물질, 독극물이라는 얘기를 당시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상사인 미국 문관이 크레인을 이용해 직접 묻었다”면서 “내용물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독극물은 틀림없다. 월남(베트남)에서 쓰다 남은 것이라는 얘기도 들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는 “40년 전의 일이라서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2∼3일 정도 걸려서 구덩이를 팠고, 1∼2주일 정도 파묻었던 것 같다”고 기억했다.
그는 “당시 BOQ 인근 공터에 이들 물질을 묻었을 당시 불도저로 고르다가 화재가 발생해서 겨우 탈출해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면서 “지금도 그곳의 땅을 파 보면 불난 자국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명규기자 pmk@hido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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