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쓴소리’를 듣겠다고 나섰다. 비록 당 해체를 앞두고 있지만 심기일전 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져 다행스럽다. 각종 선거에서 40대 0이라는 비참한 성적을 거둔 집권당으로서 그 책임을 통감하고 민심을 하늘처럼 알고 자성하기 바란다.
서울대 사회학과 송호근 교수가 그제 “여권은 도덕성·개혁성만 내세웠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 못했다”며 “정부 여당의 이미지는 성난 얼굴이다. 융통성 없이 쌀쌀하고 성난 얼굴로 국민을 쳐다보니 국민들도 성난 얼굴로 대하게 됐다”고 지적한 것은 한 자 한 획도 틀린말이 아니다. 국민들이 열린우리당을 향해 `싸가지당’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세태를 정확히 표현한 것이다.
그는 또 정부 여당이 국가보안법 폐지 등 4대 쟁점 입법 추진에 대해 “국민을 계몽 대상으로 여긴 점이 잘못됐다”고 잘라 말했다. 사립학교법 개정과 종교계 반발과 관련 “세계 어느 나라에서 종교계를 등 돌리게 만들어놓고 집권한 적이 있느냐”고도 했다. 능력도 없으면서 “이념적 퍼포먼스(성과)에 치우치고 경제적 퍼포먼스는 너무 약했다”는 결론이다.
앞서 김헌태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대선을 앞두고 정당끼리 뭔가 해보려는 결합은 무의미하다. 차라리 각자 노선과 입장에 따라 갈라져 원점으로 돌아가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열린우리당의 정계개편 추진을 비판했다. 국민입장에서 속이 후련한 지적들이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외부의 `쓴소리’를 듣겠다고 나선 와중에서도 `기간당원제’ 폐지를 놓고 친 노무현 대통령 세력과 정계개편파 간에 마찰을 빚었다. 배경에는 열린우리당 해체 찬성파와 반대파가 자리하고 있다. 국민들은 관심도 없는 당원제도를 놓고 파워게임에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이런 집권당이라면 외부의 충고나 질책이 무슨 소용 있겠는가. 정말 `성난 얼굴’만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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