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서울 4-2로 꺾고 FA컵 4강행
   황선홍 감독, 데얀 `봉쇄작전’ 성공
   중요한 순간에 이기는 게 강팀이다. 포항스틸러스가 연장 혈투 끝에 FC서울을 물리치고 FA컵 4강에 올랐다.
　포항은 27일 오후 스틸야드에서 열린 2011 하나은행 FA컵 8강전에서 전반 아사모아의 선제골과 후반 모따의 환상적인 프리킥 골에다 연장 노병준이 2골을 터뜨리는 활약으로 서울을 4-2로 물리쳤다.
　근래 보기드문 명승부였다. 포항이 1골을 넣으면 서울이 곧바로 추격하는 대접전을 펼쳤다.
　포항은 전반 31분 아사모아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고무열의 감각적인 볼 터치와 모따의 정확한 볼 배달, 아사모아의 결정력이 어우러진 완벽한 골이었다.
　서울도 만만치 않았다. 후반 6분 몰리나의 코너킥을 데얀이 머리로 받아넣었다. 전반 김형일과 김광석의 협력수비에 철저히 묶였던 데얀의 한 번의 찬스에서 골로 연결하는 놀라운 결정력을 보였다.
　하지만 포항에는 모따가 있었다. 모따는 서울이 따라붙자 후반 19분 환상적인 왼발 프리킥 골을 터뜨리며 1골 1도움으로 데얀과의 최고 외국인 공격수 대결에서 우위를 점했다.
　서울도 끈질기게 따라붙었다. 후반 28분 몰리나가 문전 혼전중에 툭 건드린 것이 골키퍼 신화용 키를 넘어 빨려들어갔다.
　2-2. 양팀은 연장승부에 들어갔고 홈 팬들의 열화같은 응원을 등에 업은 포항이 노병준이 2골을 터뜨려 서울전 무승 부진을 시원하게 씻어냈다.
　포항은 올시즌 서울과 세번째 맞대결에서 첫 승리를 거두며 최근 4경기연속 무승(1무3패)의 부진을 털어냈다.
　4강에 안착한 포항은 FA컵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내년도 AFC(아시아축구연맹)챔피언스리그 출전티켓을 바라보게 됐다.
　지난 시즌부터 1무3패로 서울에 철저히 눌린 포항은 이날 필승 각오를 다지며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서울의 벽을 넘어섰다.
　강철전사들은 더 이상 질 수 없다며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로 서울의 기를 꺾었다.
　적어도 전반에 황선홍 감독의 데얀 봉쇄작전이 멋지게 들어맞았다. `포항 킬러’ 데얀을 꽁꽁 묶이면서 서울은 이렇다할 반격도 하지 못했다. 김형일과 김광석의 협력수비로 데얀의 발을 묶었던 것.
　하지만 데얀은 포항 수비의 느슨해진 틈을 놓치지 않고 헤딩 동점골을 뽑아내는 날카로움을 과시했다. 전반부터 세트피스 상황에서 마크맨을 놓치는 불안감을 보인 포항은 데얀에게 허를 찔렸다.
　1-1이 되면서 경기가 점점 뜨거워졌다. 포항이 아사모아의 전광석화같은 빠른 움직임으로 서울 골문을 위협했다. 서울은 데얀을 가운데에 박아놓고 집중적인 패스를 넣었다.
　황선홍 감독은 후반 10분 신인 고무열을 빼고 공중볼에 능한 노병준을 투입하며 높이를 강화했다. 모따, 아사모아, 노병준 트리오가 서울 수비를 유린했다.
　황 감독은 지면 탈락인 단판승부인 점을 감안해 후반 33분 수비의 핵 김형일을 불러들이고 황진성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연장 들어 조찬호까지 투입하는 총력전을 펼쳤고 조찬호의 패스를 받은 노병준이 쐐기골을 터뜨려 120분간 사투를 마감했다.
　한편 수원삼성은 이용래의 결승골을 끝까지 잘지켜 전남드래곤즈를 1-0으로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울산현대는 강원FC를 3-0으로, 성남일화는 부산아이파크를 2-1로 각각 물리치고 4강에 합류했다.
　4강전은 8월 4일 치러지며 대진은 추첨에 의해 결정된다.
 /최만수기자 man@h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