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현, MBC `계백’서 의자왕 맡아 매력적 인물로 재조명
“정치 안 할건데 3년째 정치와 연결… 웃음만 나올 뿐
드라마 끝내고 2편의 해외 로케 있어 총선 나갈 시간 없어요”
“드라마서 역사적으로 잘못 묘사된 부분 잘 그려내고 싶어”
“제가 의자왕을 맡으니까 왕 역할 끝내고 내년 총선에 나가는 것 아니냐고 보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웃음이 나올 뿐이에요. 하하.”
배우 조재현(46·사진). 그를 정치와 연결하는 시선이 올해로 벌써 3년째 이어지고 있다. 본인은 끊임없이 정치에 관심 없다고 말하지만, 사람들은 믿지 않는 것 같다.
그러더니 이번에 사극에서 왕 역을 맡자 내년 총선을 앞둔 포석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그는 지난 25일 첫 선을 보인 MBC 월화사극 `계백’에서 의자왕 역을 맡았다. 현재 아역 분량이 방송되고 있어 그는 다음 달 중순 7-8회부터 등장할 예정이다.
최근 만난 조재현은 “(정치) 안 할 건데, 안 한다고 해도 안 믿고…”라며 “이러다 진짜 안 하면 `하려다가 안됐구나’라고 할 것이다. 진짜 미치겠다”며 웃었다. 대부분의 배우가 그렇지만 조재현은 감성적인 인물이다. 즉흥적인 면도 강하다.
2009년 경기공연영상위원장을 맡아 `공직’에 취임한 것도, 뒤이어 지난해 8월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을 맡은 것도 계획적이지 않았다. 그도 그리 말하고 그의 주변 사람들도 그렇게 본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정치에 절대 관심이 없다”고 하지만 또 어느 순간 돌아설지도 모를 일이다.
이에 대해 조재현은 “물론 내가 즉흥적인 사람인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그렇다고 무슨 치밀한 계획을 세워 사는 사람도 아니다. 의자왕을 멋지게 그린 후 총선에 나간다는 발상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드라마 `계백’은 의자왕을 우리가 아는 삼천궁녀와 연결시키지 않는다. 방탕하고 무능한 군주가 아닌, 개혁과 혁신을 추구했으나 좌절한 인물로 새롭게 조명한다.
그래서 의자왕이 매력적으로 그려질 전망이다.
“의자왕이 아무리 매력적으로 그려져도 스케줄상으로 출마 못합니다. `계백’ 끝낸 후 예술영화 두편을 해외로케로 찍어야해요. 바빠서 총선에 못나갑니다.(웃음)”
그렇다면 그는 왜 이런 `불필요한 오해’를 받으면서까지 `공직’을 맡고 있을까.
“배우가 아닌 자리에서 예술 쪽 일을 한번 해보는 것도 보람될 것 같아 시작했다”는 그는 “그러나 이 일이 스트레스가 되면 할 이유가 없다. 솔직히 작년에는 회의도 들었다”고 토로했다.
“경기연영상위원장도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도 정치인을 통해 맡은 게 아니에요. 둘다 실무 공무원 선에서 절 추천했죠. 그럼에도 정치적일 수밖에 없는 자리이고 걸리는 것도 굉장히 많아요. 어차피 발을 담갔으니 이젠 어떻게 발 모양을 찍고 나오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지금은 발모양을 잘 찍고 나와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간 도지사가 맡아오던 경기도문화의전당 이사장을 민간인이 맡은 것은 조재현이 처음이다. 그러나 그는 비상근직이라 운신이 자유롭다. `계백’은 그런 그가 3년 만에 출연하는 드라마다.
조재현은 “촬영에 들어가면 연기에 집중해야한다고 사전에 공표했고 다들 이해했다”며 “부득이하면 촬영장에서 회의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의자왕 편전에서 회의할 수도 있다”며 웃었다.
드라마 `찬란한 여명’, 영화 `청풍명월’ `영원한 제국’ 등을 통해 사극 연기를 펼쳤던 그는 “조선왕조 이야기가 아니라 좋았다”며 “무엇보다 그동안 역사적으로 의자왕에 대해 잘못 묘사된 부분들을 다시 조명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40대 중반인 그는 의자왕의 20대 후반부터 연기한다.
“내가 워낙 동안이다 보니 아무런 무리가 없다. 아역부터 할 수도 있다”며 너스레를 떤 그는 “의자왕은 중국이 해동증자란 이름을 붙였을 정도로 훌륭했던 사람이라고 하더라. 덕도 있고 예와 효를 갖춘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삼국 통일을 하려 노력했던 부분을 잘 그려내고 싶다”고 말했다.
“사실 난봉꾼의 모습도 좀 그리길 바랐는데…. 삼천 궁녀까지는 아니어도 일천이, 이천이, 삼천이 등 세 명의 궁녀라도 등장시켜달라고 요구했습니다.(웃음)”
베테랑 연기자 조재현은 2007년부터 대학로에서 `연극열전’ 프로젝트의 프로그래머로 활동하고 있고 3년째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경기영상 펀드를 조성해 영상 관련 투 자를 촉진했다.
연기도 부지런히 한다. 에너지가 넘친다.
“재미있을 것 같고 의미가 있을 것 같으면 합니다. 다른 이유는 없어요.”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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